4년간 또래 여러 명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해온 남자 고등학생의 피해 사진과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충남 청양군의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A 군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또래 학생들에게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해왔다. 주 가해 학생들은 4명으로, 이들은 A군을 흉기로 위협해 폭행하고, 청테이프로 손발을 묶고 입과 눈을 가린 뒤 바지를 벗겼다. 이들은 A군의 생일에는 '선물'이라면서 그의 머리를 강제로 밀면서 깔깔대며 이 모습을 촬영하고 영상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촬영한 영상 유포 등을 빌미로 A군에게서 4년간 1000만원에 달하는 돈을 뜯어냈다. 가해 학생들은 한 번에 몇천 원부터 몇십만 원까지 요구했는데, A군은 비용 마련을 위해 부모님에게 거짓말까지 해야 했다. A군의 가족은 "많을 땐 몇십만원씩 가져갔다"며 "고가의 헤드셋과 운동용품 등을 대신 사달라고 요구하는 일도 많았다. 실제 피해 금액은 천만원보다 더 클 거다"라고 말했다.
A군은 가해자들의 보복이 두려워 수년 동안 아무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그러다 한 달 전 옆집에 사는 사촌 형이 학교 폭력 사실을 눈치채고 A군 가족에게 이를 알렸다.
A군은 "세상을 다 잃은 기분이고 너무 힘겹다"며 "위축돼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빠져나갈 힘도 없다. 3~4년간 당해왔던 거라 내일은 또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걱정도 되고 내가 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A군의 부모는 학교에 학폭 사실을 알렸으나, 학교 측의 미온적 대처에 또 한 번 좌절해야 했다. 학교 측은 A군과 가해 학생들의 분리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이들을 같이 수학여행 보냈고, 여행 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A군의 부모는 결국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연락하고 교육청에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학교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어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의 부모는 "가해 학생 전원에게 단호한 처벌과 접근금지 등 보호조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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