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똑같이 당해라" 분노 쏟아져…30㎏ 쇳덩이 단 채 산에 버려진 유기견

지난달 비 오는 날 길에서 발견
CCTV 확인 결과 산에서 내려와
견주 나타났으나 결국 소유권 포기

무게가 30㎏이나 나가는 바벨 플레이트에 묶여 산에 버려진 유기견이 구조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일 유기견 보호소 및 반려견 입양 카페를 운영하는 '너와함개냥' 대표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두운 저녁 한 골목길에서 찍힌 개 사진을 올렸다. 당시 이 개는 길바닥에서 비를 쫄딱 맞으며 목줄 끝에 운동 기구인 바벨 플레이트 2개를 달고 있었다.

목줄에 쇳덩이가 달린 유기견의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A씨에게 이 개를 위탁한 B씨에 따르면 개는 지난달 초 자기 몸무게보다 무거운 쇳덩이를 끌고 동네에 나타났다. B씨는 "비를 쫄딱 맞고 있는 아이를 동네 사람들이 신고해서 보호소로 데려갔다"면서 "폐쇄회로(CC)TV를 찾아보니 산에서부터 며칠간 저 쇳덩이를 끌고 동네로 내려온 듯했다. 산에다 누가 버리고 간 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시 보호소에 입양공고가 올라갔고, 열흘간 공고 후에도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가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며칠 뒤 견주가 나타났다. 그는 원래 개를 잘 돌보고 있었는데, 기둥이 없어 잠시 바벨 플레이트에 묶어뒀을 때 개가 스스로 끌고 가 사라진 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견주는 입양 공고 기간이 끝날 때까지도 개를 데리러 오지 않았고, 결국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유기견 '벨'. 인스타그램 캡처

이 개는 '벨'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고, 지난달 말 중성화 수술 후 위탁소(너와함개냥)로 옮겨졌다. 벨은 심장사상충 양성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탈진 상태로 30㎏의 무거운 쇳덩이를 목으로 끌다가 다리가 다 쓸려서 피를 줄줄 흘리다가 구조된 녀석이다. 주인이라고 나타났지만 결국 다시 버려졌다"며 "사상충 치료 마치고 좋은 곳에 입양 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견생역전 되길 기도한다", "진짜 인간으로서 그렇게 살지 말아라. 천벌 받는다", "구조돼서 다행이다" ,"제발 남은 생에 좋은 주인 만나 고통 없이 지냈으면", "이런 것 볼 때마다 욕 나온다", "쇳덩이를 묶어 놓는다는 게 제정신인가", "저 짓 한 놈은 꼭 똑같이 당해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