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절반 휴대폰 요금으로 내라니"…명문대는 수업거부, 난리난 이 나라

쿠바 국민 전체 영향…곳곳에서 불만 속출
통신 독점 업체, 데이터 요금 사용 한도 제한

쿠바에서 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바일 데이터 요금이 대폭 오르면서 이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연합뉴스는 5일(현지시간) 쿠바데바테와 14이메디오 등 쿠바 현지 언론을 인용해 "쿠바 국영 기업이자 통신 분야 독점 업체인 에텍사(ETECSA)가 보조금 지원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 사용 한도를 제한하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에 따라 360페소(CUP·비공식 환율 기준 1400원 상당)로 제공하던 보조금 지원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 사용 한도가 한 달에 6GB로 조정된다. 또한 추가 데이터 요금은 3GB에 3360페소(1만3000원 상당)로 책정했다.


14이메디오는 이는 쿠바 연금 수급자 임금 2100페소(8140원 상당)를 상회하는 금액이며, 근로자 평균 임금인 6506페소(2만5000원 상당)의 절반에 달하는 액수다.


에텍사는 이번 요금제 변경 및 데이터료 인상 결정이 서비스 품질 수준 향상과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 시내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젊은이들 연합뉴스

쿠바의 수도 아바나 시내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젊은이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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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에스데르 이달고 로드리게스 에텍사 부사장은 이날 관영매체 그란마를 통해 "쿠바의 사용자당 평균 데이터 소비량은 2021년 3.2GB에서 현재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서 "그 사이 고장과 기물 파손으로 인해 약 74만5000건의 트래픽 장애가 있었고, 900m가 넘는 케이블을 도난당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처는 사실상 쿠바 국민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쿠바 개인 한 달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0GB 수준이기 때문에, 온라인 서비스를 기존대로 이용하려면 추가 데이터 구매가 불가피하다.


연료난, 노후 시설 문제로 인한 잦은 정전 사태 등이 잦은 쿠바에서 왓츠앱 등 모바일 메신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중요한 정보 공유 수단이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도 자료나 교육용 동영상을 왓츠앱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이번 인상 조처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데바테 관련 기사에는 수백 건의 비판 댓글이 달렸고, SNS에도 에텍사를 성토하는 취지의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쿠바의 유서 깊은 명문대인 아바나대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거부까지 결의하는 등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에 에텍사에서 대학생을 상대로 할인 혜택을 확대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외신들은 "캠퍼스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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