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고용 쇼크·서비스업 경기 둔화…다우, 5거래일 만에 하락

보합권서 혼조세 마감…S&P·나스닥 ↑
ADP 5월 민간고용 3.7만건 ↑…2년만 최저
트럼프 "파월, 당장 금리 내려라"
5월 서비스업 PMI 49.9…약 1년 만에 위축
연내 2회 이상 금리인하 전망에 국채 금리 급락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4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지난달 민간 고용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하고 서비스업 경기도 약 1년 만에 위축 국면에 진입하면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5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미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올해 2회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 국채 금리는 급락세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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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1.9포인트(0.22%) 하락한 4만2427.74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44포인트(0.01%) 오른 5970.8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1.53포인트(0.32%) 상승한 1만9460.4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미국의 민간 고용 증가폭은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발표한 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 부문 신규 일자리 고용은 3만7000건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3년 5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인 11만1000건을 크게 밑도는 동시에, 민간 신규 고용이 6만건 늘어난 4월과 비교해도 증가폭이 크게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ADP 민간 고용 지표가 나오자마자 제롬 파월 Fed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재차 촉구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ADP 수치가 나왔다"며 "너무 늦는(Too Late) 파월은 지금 당장 금리를 낮춰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유럽은 9번이나 내렸다"고 덧붙였다.


민간 고용 '쇼크' 이후 오는 6일 미 노동부가 공개할 5월 고용 보고서에 대한 경계감 또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이 12만5000건 증가해 4월(17만7000건) 수치를 다소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 수요는 여전히 양호한 상태를 이어가겠으나 둔화됐을 전망이다. 노동부의 비농업 고용 지표는 민간과 공공 부문 전체 취업자 수를 포함한 지표로, 민간 부문만 포함하는 ADP 보고서와 비교해 보다 전반적인 노동 시장 상황을 보여준다. 실업률은 4.2%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딕슨 리서치·퀀트 전략 수석은 "ADP 보고서는 과거에 꽤 변동성이 컸던 만큼 노동시장과 관련해 금요일 (미 노동부 보고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상황은 우려하는 것보다 나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다음 달 증시 상승 촉매제 여부와 관련해 "우리는 약간의 소강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도 약 1년 만에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 이날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5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9로 전월(51.6)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이 수치가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 국면이다. 미국의 서비스업 PMI가 50 밑으로 내려간 건 약 1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무역 정책 불확실성과 관련해 시장의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번복하면서 백악관이 관세 위협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견해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를 대기하며 교착 상태인 미·중 무역 협상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불확실성이 헬스케어, 기술, 건설 등 일부 부문을 짓누르고 있지만 모든 것이 어둡거나 암울한 건 아니다"라며 "소매업체와 금융 서비스 기업은 관세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문별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만큼 투자자들의 현명한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 경기 둔화 우려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되면서 미 국채 금리는 급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보다 11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5%,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9bp 내린 3.86%를 기록 중이다.


종목별로는 달러 트리가 8.37% 급락했다. 관세 비용 처리로 2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50%나 줄어들 수 있다고 밝히며 매도세가 짙어졌다. 엔비디아는 0.5%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0.19% 상승했다. 테슬라는 3.55%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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