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뿜는 코스피에 '곱버스' 비명…하락 베팅 경고등

코스피 -2배 베팅 ETF 수익률 하위권 점령
허니문 랠리 기대감 높아 매도 포지션 경계

새 정부 수립으로 국내 증시의 '허니문 랠리'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인버스 투자 상품들의 수익률이 직격탄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단기 과열된 정책 수혜주들의 조정 가능성에 문을 열어두면서도 지수 하락 베팅은 경계할 것을 권고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전날 새 정부 출범 기대감을 안고 일제히 불기둥을 내뿜었다. 특히 코스피는 2770선에 안착하며 전 저점(2293.70) 대비 20% 이상 상승을 의미하는 기술적 강세장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수 상승은 곧 인버스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졌다. 'RISE 200선물인버스2X(-5.85%)'를 필두로 국내 주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일제히 5% 넘게 급락하며 이날 ETF 수익률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이들 모두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이른바 '곱버스' ETF로 개인 투자자들의 최애 상품 중 하나다. 일례로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2942억원어치를 매입하며 압도적 순매수 1위에 오른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랠리는 단순히 당선 유력인의 정치 테마주가 아닌 새 행정부의 공약으로 거론된 정책 수혜주들이 견인하고 있다"며 "증시 조정 타이밍을 맞추려는 하락 베팅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는 등 여전히 증시 하방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증권가에선 '삼천피'(코스피 3000 달성)를 향한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과 산업 정책 시행으로 성장 드라이브 강화가 예상된다"며 "코스피는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나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3000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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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적 데이터도 낙관론을 뒷받침한다.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직선제로 대통령을 선출한 1987년 이후 치러진 8번의 대선에서 코스피의 1개월 평균 상승률은 4.7%로 집계됐다. 대선 1년 후 코스피는 평균 15.4% 올랐다. 이재명 정부가 역대 정부 출발 시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출발하는 만큼 이번에도 '허니문 랠리'(정권 초 증시 강세)를 기대볼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건설, 지주사, 증권주 등 예상 수혜 업종이 이미 큰 폭으로 상승하며 증시에 선반영된 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소위 '이재명 트레이드'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황에서 추가 상승보다는 공약 이행 여부의 불확실성에 따른 재료 소멸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결국 증시의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국내 대형 이벤트 그 자체보다는 대외적 이벤트 및 한국 경제의 근본적 성장성을 확인하기 위한 정책의 유무"라고 진단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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