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년공 이재명'에게 보내는 응원봉

많은 노동자에게 희망 줘
공장 산재 경험 공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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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다니…."


3일 자정 무렵,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설치된 대형 무대 앞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를 바라보던 한 시민은 파랗게 빛나는 응원봉을 흔들며 연신 탄성을 질렀다. 투박하고도 묵직한 손으로는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감격에 겨워하는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응원봉을 든 손에는 힘이 불끈 들어갔다.

국회 앞은 "이재명이 우리의 희망이다", "대통령 이재명"이라고 외치는 지지자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소년공' '흙수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던 이재명 대통령은 많은 노동자에게 희망을 주는 인물이 됐다. 가난한 유년 시절, 산재를 경험할 정도로 힘겨웠던 공장 생활은 그의 인생에서 생존의 원동력이었다.


밑바닥 삶에서 탈출하겠다는 일념으로 졸음을 쫓으려 책상에 압정까지 뿌려가며 공부했던 소년공은 인권변호사로 성장했다. 성남에서 지역운동에 힘을 쏟던 그는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운동 좌절을 경험하며 정치의 문을 두드렸다.


대선 기간 이 대통령 유세 현장에는 택배업체 유니폼을 입은 운수종사자, 식당·카페 종사자, 택시 기사, 건설 노동자 등이 유독 많이 보였다. 그들은 그윽한 시선으로 이 대통령을 바라봤다. 그의 삶이 남의 얘기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테다.

이 대통령은 유년 시절 돈을 벌기 위해 공장에서 일하다가 산재로 한쪽 팔이 굽은 영구 장애를 얻었다. 이를 가리기 위해 늘 마이크를 한쪽으로 잡는다고 한다. 아픈 과거를 털어놓자 유세 현장의 관중들은 "나도 그러하다(그러한 경험이 있다)"면서 누군가는 가슴을 치고, 누군가는 눈이 벌게지고 누군가는 코를 훌쩍였다.


그날의 소년공 이재명이 어떤 정치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될 것인지, 관심을 두는 이가 많다. 대선 유세 기간에 지지자들에게 전했던 공감의 시선과 연대의 약속을 잊지 않고 있는지, 서민의 벗으로서 경청하는 대통령이 될 것인지 관한 궁금증이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답은 이 대통령 본인이 알고 있다. "이제부터가 진짜 대한민국입니다." 그 말에 담긴 무게만큼 실천하면 될 일이다. 정책 공약과 미래 비전을 실행하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국정 동력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대통령 후보 이재명이 과거의 소년공 이재명을 껴안아 주며 "고생했다"고 위로하는 동영상은 대선 과정에서 공감의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 동영상에 담긴 메시지처럼, 삶에 관한 진심은 결국 다른 이의 공감으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대통령 이재명도 '진심의 대통령'이길 기대한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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