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핫한 브랜드"…트럼프 가족기업 줄줄이 해외로

1기 때는 2개 프로젝트…현재는 12개
美 민주당 "특혜 아니냐" 비판에
"해외 프로젝트, 대선 전 체결된 것" 반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기업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활발하게 해외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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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4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트럼프 일가 가족기업인 '트럼프 오가니제이션'(트럼프 그룹)이 발표한 해외 사업 프로젝트는 총 12건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전체 기간의 프로젝트 2건에 비해 크게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그룹의 해외 확장은 특히 중동 지역에서 크게 두드러졌다. 카타르에서는 전용 해변을 둔 럭셔리 빌라 리조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이 지난해 9월 출범한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가 지원하는 회사에서 20억달러(약 2조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순방지로 중동을 선택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 등 3개국을 잇달아 방문했는데, 트럼프 그룹은 이들 국가 모두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을 미국으로 되돌아오게 만들고 있다고 연일 강조하지만, 정작 그의 가족 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해외사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그룹은 지난 1월 외국 정부와의 직접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윤리 강령을 발표했고 실제로 외국 정부와는 직접 거래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대신 외국 정부와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들과 합작 투자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그룹 측은 "12개 해외 개발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이전에 계약이 체결됐다"라고 항변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트럼프타워 전경.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에 위치한 트럼프타워 전경.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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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룹은 중동뿐만 아니라 인도 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 트럼프 그룹은 지난 대선 이후 인도의 부동산 개발업체 트라이베카와 함께 2개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확대했으며, '트럼프 브랜드'의 신규 프로젝트 3개를 추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트라이베카의 창립자인 칼페시 메타는 2013년부터 트럼프 일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인물이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 뒤 높아진 성장 낙관론이 트럼프 부동산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라는 브랜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합쳐져 해외 파트너사들이 더욱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질적으로 트럼프 그룹을 이끄는 차남 에릭 트럼프는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 운영은 이해충돌 논란을 피하려고 신규 사업 확장 대신 기존 사업 운영 및 부채 감소에 집중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와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고 외신은 꼬집었다.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연방 상원의원도 "이들 국가가 트럼프에게 돈을 주는 이유는 그 대가로 특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애나 켈리 백악관 공보담당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 국민을 위해 좋은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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