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유명 배우 겸 감독 케빈 코스트너(70)가 최근 자신이 연출한 영화에 출연한 대역 여배우에게 소송을 당했다. 각본에 없던 성폭행 장면을 현장에서 강요했다는 이유에서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피플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영화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챕터2'에 주연 여배우 대역으로 출연한 데빈 라벨라는 최근 감독인 코스트너와 영화 제작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라벨라 측은 "2023년 5월 2일 코스트너가 감독한 영화 촬영장에서 시나리오에 없던 강간 장면의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코스트너는 사건 당일 예정에 없던 강간 장면을 주연 여배우인 엘라 헌트에게 요구했다. 헌트는 이를 거부하며 촬영 현장을 떠났고, 대역 배우인 라벨라가 촬영에 투입됐다. 라벨라 측은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또 "코스트너가 강간 장면의 다양한 촬영을 실험하는 동안 반복적으로 공격당했다"라고도 했다.
라벨라 측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사건은 남성 중심적이고 성차별적인 할리우드 영화 제작의 명백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라벨라는 이번 촬영으로 인해 심각한 트라우마를 입었다"며 "코스트너를 포함한 제작진의 공식적인 사과를 원한다"고 밝혔다
코스트너 측은 라벨라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코스트너 측 변호사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라벨라는 당일 리허설 후 촬영에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코스트너는 자신의 영화에서 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촬영장 내 안전을 매우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트너는 영화 '늑대와 춤을'(1990) '보디가드'(1992) 등으로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할리우드 대표 스타 중 한 명이다. 2018년부터 방영된 미국 드라마 시리즈 '옐로우스톤'의 주연으로 호평받으며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을 받았다.
다만 그가 사재를 투자해 감독과 제작을 맡은 '호라이즌' 시리즈는 악평과 함께 흥행에도 실패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챕터2'는 이 시리즈의 2편으로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아직 극장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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