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한 산간 마을에서 알프스의 일부 빙하가 붕괴해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마을의 90%가 매몰됐고, 1명이 실종됐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위스당국은 전날 오후 3시 30분쯤 알프스산맥 한 빙하가 붕괴해 64세 남성이 실종됐다며 드론을 이용한 수색 및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덩어리와 거대한 암석이 산비탈을 타고 마을 쪽으로 쏟아져 내렸다. 현지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당시 상황을 보면 남부 뢰첸탈 계곡에 있는 블라텐 마을에 진흙더미가 밀려드는 모습이 담겼다. 이로 인해 주택과 건물들은 진흙에 일부가 잠기기도 했다. 산사태는 엄청난 굉음을 동반했고, 거대한 먼지구름이 일대를 뒤덮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스테판 간저 발레주 주의원은 이날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마을의 약 90%가 (토사물에) 덮이거나 파괴됐다"며 "블라텐에는 대규모 재앙"이라고 말했다.
발레주 성명에서 마을 위에 위치한 비르히 빙하의 큰 덩어리가 무너지면서 산사태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인근 론자강의 강바닥까지 진흙 등에 의해 묻히면서 물이 막혀 흐르지 못할 위험이 생겼다고 밝혔다.
다행히 지난 19일 블라텐 마을 주민 약 300명과 가축은 사전에 대피해있던 상황이다. 앞서 스위스 당국은 빙하 붕괴 위험이 있다며 대피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마티아스 벨발트 블라텐 시장은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졌다"며 "우리는 마을을 잃었지만 마음은 잃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를 지지하고 위로하며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빙하를 보유한 내륙국이다. 하지만 몇 년간 기후 변화로 인해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데, 2023년에는 전체 빙하 면적의 4%가 사라졌다. 이는 2022년 6% 감소에 이어 두 번째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산사태 피해도 늘고 있다. 2023년 스위스 동부의 브리엔츠 마을 주민들도 대규모 산사태 우려로 대피했으며, 거대한 암석 덩어리가 마을 바로 앞까지 내려오다 멈추는 일도 있었다. 이후에도 이 마을에는 다른 산사태 위험으로 인해 한 차례 더 대피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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