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웨이비스, 군수용 레이더 등 핵심 부품 '질화갈륨 집적회로' 국산화

군수용 레이더와 위성용 송수신 모듈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질화갈륨(GaN) 집적회로를 국산화할 길이 열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은 ㈜웨이비스와 팹 기반 기술을 통해 질화갈륨 기반의 송수신 반도체 집적회로(MMIC)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ETRI 연구진이 질화갈륨 MMIC의 회로 구조를 모니터로 확인·분석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ETRI 연구진이 질화갈륨 MMIC의 회로 구조를 모니터로 확인·분석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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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화갈륨 MMIC 개발은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고성능 군수용 반도체 핵심 부품을 국내 기술과 생산 시설에서 양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는 향후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국방 기술의 자립과 수출규제 대응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기존 갈륨비소(GaAs) 기반의 제품보다 높은 출력과 효율을 제공해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군용 및 위성 통신용 레이더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능동위상배열 레이더는 전자적으로 빔을 조종해 빠르게 목표물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최신 레이더 기술로 여러 개의 송수신 장치가 집합된 안테나로 구성된다.

이 안테나 안에는 송신 신호를 증폭하는 전력증폭기, 수신 신호를 깨끗하게 받기 위한 저잡음 증폭기, 송수신 전환을 담당하는 스위치가 하나의 모듈에 집적된다.


고해상도 영상레이더(SAR)에도 유사한 방식의 송수신 모듈이 탑재되며, 질화갈륨 반도체는 고출력·고효율 특성으로 기기 소형화와 성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ETRI는 내다본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일환으로 2023년부터 진행됐다. ETRI가 보유한 반도체 설계기술과 웨이비스의 생산 공정 기술을 접목해 X-대역에서 동작하는 송수신 칩 3종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이를 통해 개발한 주요 부품은 ▲전력증폭기(PA) ▲저잡음증폭기(LNA) ▲스위치(SW) 집적회로 등이다. 이들 부품은 해외 파운드리 선도국인 미국과 유럽의 상용제품과 동등한 성능을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 유일의 질화갈륨 양산 팹 시설을 이용한 최초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ETRI는 강조했다.


전력부품연구실 임종원 박사는 "ETRI의 설계 기술과 웨이비스의 공정 기술을 접목해 고성능 송수신 칩 3종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며 "이번 기술이 군수용 레이더와 위성 핵심 부품의 국산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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