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해킹 사태와 관련해 민·형사 절차를 진행 중인 법무법인 대륜이 서울중앙지검장 출신 조영곤 변호사(사진)를 내세워 전면 대응에 나선다.
앞서 대륜은 지난 1일 SKT의 유영상 대표와 보안 책임자를 업무상 배임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27일 오전 10시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인당 100만원의 위자료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대륜은 국내 최대 통신사의 보안 체계가 무력화된 만큼 기업의 보안 관리 책임을 넘어선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보고 관련 경험이 풍부한 조 변호사를 사건의 총괄 지휘자로 선정했다.
조 변호사는 검사장 재직 당시 전직 대통령 비자금 추징, 4대강 수사 등 굵직한 사건을 이끈 바 있다. 특히 대기업 탈세 비위 조사를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
아울러 대륜은 내부 전략기구인 특별수행본부(특수부)를 중심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수부는 공공 이슈, 사회적 분쟁 등 개별 그룹 차원의 대응이 어려운 중대형 사건을 전담하기 위해 설계된 조직으로, 사건 처리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조 변호사가 특수부 본부장을 역임하고 있어 앞서 사건을 분석 중인 기업법무그룹 구성원들과 보다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륜에 따르면, 과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미국 통신사 고객들의 경우 집단 소송을 거쳐 거액의 배상금을 수령한 바 있다. 미국의 3대 통신사인 T모바일은 2021년 고객 766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에 고객들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T모바일은 고객들에게 3억5000만달러(약 4590억원), 1인당 최대 2만5000달러(약 3200만원)를 지급하게 됐다.
법무법인 대륜은 이번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과거 사건들보다 유출 규모가 막대하다고 보고 있다.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정보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해 국민에게 현실적인 불편을 끼쳤고, 그러한 불편과 불안이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점에서 과거 사안보다 엄격히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조영곤 변호사는 "수년 전부터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돼 왔지만, 국내에서는 실질적인 처벌이나 배상은 미미했고 그 결과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적 구조 등 고질적인 문제 구조를 바로잡고 국민 권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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