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금융이 출범한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현대얼터너티브가 부실채권(NPL)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금융 감독당국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이 환영하고 나섰다. 매수처가 늘어 전(全)금융권 부실(유의·부실우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처리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26일 현대카드·커머셜에 따르면 양사는 각각 15억3000만원, 14억7000만원을 출자해 현대얼터너티브를 지난 23일 출범했다. 지난 1월 법인 등록을 한 뒤 최근 금융위원회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등록 인가를 마치고 사업을 시작했다. 부동산실물투자, 사모대출펀드(PDF) 사업과 함께 부동산 담보부채권 중심 NPL 사업도 추진한다.
현대차금융의 NPL 사업 참여에 대해 감독당국과 2금융권은 부실 PF 정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겼다. 감독당국은 다음 달 말까지 16조2000억원의 부실PF를 정리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정리 액수는 12조6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부실 PF 정리에 필요한 매수처를 확보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NPL 매수처는 하나 F&I, 우리 F&I 등 금융지주계열 NPL 투자전문회사와 새마을금고중앙회·신협중앙회 등 상호금융기관 자회사 등이다. 하반기부터 저축은행중앙회 자회사도 운영되지만, 전금융권 건전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실PF 처리 속도를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금융권 PF 익스포저 중 상호금융 부실 비중은 6%, 저축은행 비중은 4%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수처가 느는 것은 긍정적인 소식이고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업권에서 반길 것"이라며 "현대얼터너티브가 카드·캐피탈·커머셜 등 자체 부실채권 인수가 아닌 저축은행, 상호금융 부실 PF 인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회사가 100% 출자해 부동산 대체투자 운용사를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금융 측도 NPL 사업에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현대얼터너티브 측도 대체투자 사업에 대해 성장성이 높은 데다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투자 대비 높은 수익률을 무기로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끌기에 유리한 무대로 보고 있다. 현대얼터너티브 관계자는 "NPL은 현대 얼터너티브의 주요 사업 분야 중 하나"라며 "다양한 NPL 분야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권 관계자는 "지금 NPL 시장은 물건 살 사람이 없는 초과공급 상태"라며 "현대얼터너티브가 2금융권 기관 NPL 자회사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지만, 현대차금융의 가세로 매수세가 강해질 경우 전금융권 부실 PF 정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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