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공포로 백신, 진단키트 등 관련 테마주들의 랠리가 가열되면서 투자 경고등이 켜졌다. 부진한 실적과 펀더멘털에 비춰봤을 때 주가가 과대평가된 것은 아닌지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란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내 코로나19 테마주들 사이에서 상한가 종목이 쏟아졌다. 먼저 코로나 백신 개발 업체 중에선 셀리드가 상한가를 찍었으며 화이자에 항생체 중간체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생명과학도 이틀 연속 상한가에 입성했다. 오너리스크를 안고 있는 신풍제약 역시 코로나 치료제주로 주목받으며 진원생명과학과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더바이오메드, 메디콕스 등 진단키트주들도 천장에 다다랐다.
이들 테마주 열풍에 불을 지핀 건 감염병 확산 우려다. 지난 19일 치사율 최대 75%의 니파 바이러스 감염증이 1급 감염병으로 지정되는 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에 한차례 폭등했던 테마주들은 최근 중화권을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재확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대만 보건당국은 지난 11~17일 코로나19로 인한 응급진료 환자가 1만9097명으로 전주(4~10일)보다 88.2%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홍콩에서도 확진 비율이 1년 만에 최고치인 13.66%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수세가 폭발하면서 투자 경보음이 울린 종목들도 속출했다. 수젠텍과 신풍제약우가 각각 단기과열 종목으로 지정됐으며, 투자주의 종목에는 투자경고 단계에서 해제된 큐라티스가 이름을 올렸다. 단기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면 3거래일간 정규시장의 접속매매 방식이 30분 단위의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변경되며 투자경고 종목의 경우 위탁증거금 100% 납부, 신용매매 불가 등 직접적인 제한이 부과된다.
이에 따라 기업의 실적이나 펀더멘털을 살펴보지 않고 무분별하게 랠리에 편승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례로 19일 상한가로 직행한 진단키트 업체 수젠텍은 2022년 1014억원에 육박하던 매출이 지난해 약 100억원으로 90%가량 급감한 상태다. 셀리드 역시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지난 1분기 매출(약 16억원)의 99.8%가 식품 및 베이킹 기자재를 판매하는 e커머스 사업부에서 나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마 순환매 장세가 빈번한 우리나라 증시 특성상 코로나 테마주 역시 주기적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며 "임상 성공 기대감에 주가가 튀어 오른다고 무작정 추격 매수하는 것보다는 이 기업이 실제로 치료제, 백신 등의 사업으로 돈을 벌어오는 기업인지 등 펀더멘털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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