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타이드 의약품과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펩트론 시가총액이 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가 등장한 이후로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 결과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펩트론 주가는 105.8% 올랐다. 1년 전 대비로는 5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15.2% 하락했다.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시기에도 펩트론 주가는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외국인은 최근 3개월 동안 펩트론 주식을 441억원어치 사들였다. 평균 평가 수익률은 54.5%에 달한다.
펩트론 기업가치가 꾸준하게 커지는 이유는 펩타이드 기반 약물의 약효를 1주일 이상 스마트데포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비만치료제와 연관이 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을 이용한 비만치료제가 등장한 뒤로 장기지속형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위고비의 원료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주 1회 투여로 개발한 장기 지속형 GLP-1치료제다.
제약업계는 1주일보다 긴 1개월 제형일 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체중감소 효과를 극대화하고 다른 질환 예방 효과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GLP-1 비만치료제는 최소 10년 이상 투약을 지속하는 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맞춰 편의성과 효능 개선의 미충족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슐린처럼 당장 생명과 직결된 약물이 아니기에 주 1회 자체 투약 방식으로는 복약 순응도가 높더라도 10년간 투약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스마트데포 기술을 사용한다면 1개월, 나아가 미립구의 크기 조절로 3개월까지 조절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펩트론은 지난해 10월 일라이 릴리와 1개월 이상의 지속형 플랫폼에 대해 기술 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펩트론이 보유한 스마트데포 플랫폼 기술을 일라이 릴리의 펩타이드 계열 약물에 적용한다. 계약 기간은 평가 종료 시까지 약 14개월이다. 일라이 릴리가 펩트론을 선택한 이유는 자체 보유한 생산설비로, 고품질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여 연구원은 "펩트론의 플랫폼 계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전반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펩타이드 의약품의 장기지속형을 위한 기술로 계속해서 파트너십을 늘려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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