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물동량이 급증하자 해운사들이 운임 인상에 이어 선박 추가에 나섰다. 90일 고율 관세 유예기간에 맞춰 운임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운동맹체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미·중 관세 전쟁에 잠정 연기했던 태평양 남서부(PS5) 서비스를 다음 달 5일부터 시작한다. 얼라이언스 회원사인 오션 네트워크 익스프레스, HMM, 양밍은 2011년 건조된 6589TEU 'YM 모빌리티호'를 띄운다.
중견 선사 중에서는 고려해운(KMTC)이 40년 만에 환태평양 무역에 재진입한다. 다음 달 18일부터 중국~미국 서안 노선에 6655TEU급 컨테이너선 1척을 배치한다. TS라인, 씨리드쉬핑과 함께 하며 총 투입 선박은 3000~1만100TEU급 6척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전쟁에 억눌렸던 중국발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선사들도 불확실성에 시장이 요동치니 특수를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정보업체 비지온(Vizion)에 따르면 미·중 관세 합의 이후 중국발 미주 노선 컨테이너 예약은 2만153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주보다 약 277% 급증했다.
최근 해운 운임은 관세 휴전에 급등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6일 기준 1479.39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9.98% 상승했다. SCFI가 1400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두 달 만이다. SCFI는 중국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세계 해상운송 운임 수준을 나타낸다.
특히 미주 노선 운임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미주 동안행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069달러로, 전주보다 734달러(약 18%) 올랐다. 미주 서안행 운임은 상승세가 더 가팔랐다. 전주 대비 744달러(31.7%) 오른 3091달러를 기록했다.
운임은 전통적인 여름철 성수기와 맞물려 상승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선사들이 6월부터 미주 노선 운임을 3000달러 추가 인상하기로 했는데, 이는 SCFI 기준 최근 운임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통상 7월부터 부과해온 성수기 할증료 역시 한 달 앞당겨 적용하기로 했다.
글로벌 운임 상승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발표하는 컨테이너선운임지수(KCCI)는 지난 19일 기준 1849로, 전주보다 5.54% 상승했다. 미주 동안·서안 모두 10% 이상 상승률을 보였다.
이로 인해 단기 계약 위주의 중소업체(화주)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중국발 물량이 늘면서 선복들이 중국으로 몰리는 상황"이라며 "자연스럽게 한국발 선복이 줄어들어 한국 화주들은 선복 확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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