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잘못했다" 이준석에 사과한 김문수[대선판 흔든 이 한마디]

과거 축출 논란에 "당이 잘못했다" 인정
이준석 "저 인간 때문에 표 떨어진다던 사람들"
김 측 "단일화 크게 열려있다" 기대감 표시

"당이 잘못해서 밖에 나가 고생하고 계시는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에게 사과했다. 이 후보가 과거 국민의힘 대표 시절 성비위 관련 의혹 등으로 당대표에서 '축출'되는 초유의 사태와 관련해 당의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 주재로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국민의힘 대표였다 보니 저보다 당의 여러 정책, 이념, 인물에 대해 잘 안다"고 추켜세웠다. 대선 TV토론과 관련해서도 "저를 지지하는 많은 분이 어제 토론의 MVP는 이준석이다(고 한다)"며 "서로 전화 한 통 없었는데 생각이 같아서 늘 같은 정책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대선 TV 토론회가 끝나면 토론회 승자는 '본인'이라고 주장하는 정치권 관행을 깬 발언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5.19 김현민 기자

김 후보의 발언을 결국 단일화를 위한 러브콜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선이다. 실제 김 후보는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지금도 다른 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같은 생각과 같은 정책인데 우리 당이 잘못한 게 있어 헤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토론장에서 김 후보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선보였지만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그는 "김 후보의 진정성이나 보수 진영을 규합해서 선거를 치러보려는 선의에 대해선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면서도 "지난 3년 동안 오히려 제가 아주 큰 성과를 내놓은 직후에는 '저 인간 때문에 표 떨어진다'고 하면서 내쫓더니 요즘 다른 소리 하는 것을 보니 환절기인가보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에도 김 후보 측은 여전히 기대를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 비서실장인 김재원 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단일화는 아직 크게 열려 있다"며 "보수진영의 단일화 압박이 시작되면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 생각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