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로펌 업계 지각변동 주인공 강경훈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

법인 전환 5년 만에 6배 이상 매출 성장…7위 로펌 올라
전국 32개 분사무소와 주사무소 '원펌' 시스템 강점
경영권 분쟁 등 '기업법무' 강화할 것

강경훈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가 1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강경훈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가 1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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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 로펌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로펌은 단연 법무법인 YK다. 2023년 매출 기준 지난해 처음 10대 로펌에 진입한 YK는 2024년 직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1547억7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7위 로펌으로 급성장했다.


2020년 법인 전환 이후 5년 만에 오늘의 YK를 만들어낸 강경훈 대표변호사를 만나 급성장의 원동력과 향후 계획을 물었다. 그는 YK 성장의 가장 큰 요인으로 전국 32개 분소무소를 갖춘 YK만의 원펌(One-Firm) 시스템과 '고객중심주의' 서비스를 꼽았다.

다음은 강 대표와의 일문일답.


-YK가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2012년 'YK 법률사무소'로 출발한 YK는 2020년 법인 전환을 계기로 조직화를 본격 추진하고 전국 단위로 빠르게 확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매출이 정체됐을 때 주변의 우려에도 약 250억원을 과감하게 투자해 전국적으로 분사무소를 늘렸는데, 구조적으로 상위 로펌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고객들을 타깃으로 삼은 전략이 주효했다. 당시 249억원 규모였던 매출은 지난해 1547억7000만원까지 늘어났는데, 5년 만에 6배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전략적 사업모델과 현장 중심의 신속한 실행력이 어우러진 결과다.


-YK만의 전략적 사업모델이란.

▲국내 법률시장은 상위 6개 로펌이 주요 대기업들과 장기적 자문 관계를 맺고 있는 구조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이나 상대적으로 열위에 놓인 기업들은 이해상충 문제 때문에 높은 수준의 법률서비스 접근에 제약을 받는다. YK는 이 같은 시장의 사각지대를 공략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플랫폼 사용자, 소수주주, 스타트업, 지방 기업 등 기존 로펌들이 서비스하기 어려운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되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설정했다. 형사 중심의 B2C 시장에서 시작해 전국 단위 분사무소를 구축하며 고객 신뢰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 사건(B2B) 시장으로 빠르게 진입했다.

강경훈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가 1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강경훈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가 1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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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는 '네트워크 로펌'이 아니라 '회사형 로펌'이라고 하는데, 양자의 차이는 무엇인가.

▲네트워크 로펌이 단순히 명칭만 공유하는 구조인 데 반해, YK는 중앙통제시스템을 갖춘 회사형 로펌이다. 전국 32개 분사무소가 주사무소의 인사, 회계, 사건배당 시스템 아래 일원적으로 통합 운영되는 원펌(One-Firm) 구조다. 매주 화상회의, 매월 대면회의를 통해 전국 분사무소와의 협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사건 수임 즉시 주사무소의 전문 변호사가 배정돼 팀을 구성한다. 가령 울산 지역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건의 경우, 분사무소에서 사건 수임과 현장 초기 조사를 진행하고, 주사무소와 즉시 협업팀을 구성해 자문과 소송 전략을 실시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지방 고객도 신속하게 서울 주사무소급 전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접근성을 넘어 빠르고 전문적인 협업이 가능한 것이 YK의 최대 강점이다. YK가 계속 확장하면서도 균일한 품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다.


-평소 '고객중심주의'를 강조하신다고 들었는데.

▲YK가 생각하는 '고객중심주의'는 고객 곁에서 함께하며 현장 중심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밀착형 변호'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형사 사건의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가 직접 수사기관 조사에 동행하고, 현장 검증에도 참여하며 주요 증인들을 직접 설득하는 등 고객과 물리적으로 함께하는 진정성 있는 대응 방식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전관 출신 변호사가 없던 설립 초기,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시작된 이 밀착형 변호는 현재까지도 YK 조직 전반에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강경훈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가 1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 회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조용준 기자

강경훈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가 1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 회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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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표는 무엇인지.

▲앞으로의 목표는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기업 고객에게도 'YK다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법무 전문 인력을 추가 확보하고, 지방 기업들이 서울 강남의 대형 로펌 수준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과 인프라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피자헛 본사를 시작으로 진행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으로 주목받았는데, 2025년에는 공정거래 외에도 가상자산 거래소, 스타트업 투자계약, 소수주주 권리 구제, 조세 분쟁, 방위산업체 법률자문 등으로 기업법무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기업의 경영권 분쟁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특별히 기업법무에 주목하는 이유는.

▲강한 리더십과 기업가 정신으로 회사를 키운 창업자 세대가 바뀌고 지분이 분산되면서 경영권 방어에 지나치게 많은 자원을 소모하게 되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의도적으로 억제되거나 왜곡되고, 한국 자본시장의 저평가 구조도 고착화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대형 로펌들은 대부분 기존 재벌 기업 중심의 자문에 머물러 있는 반면, YK는 소수지분 보유자나 창업자 측 이해관계인 등 열위한 위치의 주체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응 역량을 구축해가고 있다. 단순한 분쟁 해결을 넘어, 건강한 거버넌스 환경 조성과 공정한 투자 생태계 구축을 통해 자본시장 선순환 구조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와 인생의 모토는.

▲IMF 외환위기 당시 아버지가 건설업을 하다 실패하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아버지는 국세청과 검찰에서 홀로 법적 대응을 해야 했고,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법률 조력의 중요성을 깊이 느꼈다. 누구든지 공정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법조인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됐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재학 시절부터 사회적 불균형과 공정성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이러한 고민은 YK 설립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특히 법률 시장에서 대형 로펌이 다루지 않는 사회적 약자와 열위 기업에게도 동등한 수준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YK의 창립 철학이자 인생의 중요한 모토다. 여담이지만 자원해서 해병대에 들어갔고, 다시 특수수색대를 자원했다. 육체적으로 강한 친구들과 뒤섞여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면서 많은 걸 배웠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들 때마다 버텨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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