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 갔다가 덜컥 거리면 큰일…'치사율 75%' 감염병 주의보

니파바이러스 백신·치료제 없어 주의 필요
코로나19 이후 5년만에 1급 감염병 지정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이 제1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다.


인도 케랄라 주에서 니파 바이러스에 감염된 12세 소년이 사망했다. 인디아 투데이 유튜브 캡처

인도 케랄라 주에서 니파 바이러스에 감염된 12세 소년이 사망했다. 인디아 투데이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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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질병관리청은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을 1급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안건이 최근 감염병 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관계 부처 협의 등 후속 행정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오는 7월 지정될 전망이다.

1급 감염병 추가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5년 만이다. 다만 코로나19는 2020년 1월 1급으로 지정됐다가 2022년 4월 2급, 2023년 8월 4급으로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니파바이러스는 1998년 말레이시아 니파 강 마을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니파 바이러스는 대표적인 자연 숙주로 과일박쥐가 있으며, 감염된 박쥐 소변이나 타액으로 오염된 대추야자 수액 섭취 혹은 중간·증폭 숙주인 병든 돼지 접촉이나 섭취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된다.


방글라데시, 아시아 동남부, 인도, 싱가포르 등 매년 다양한 지역에서 지속해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니파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부 무증상을 제외하고 통상 잠복기 5~14일을 거쳐 발열·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중증이라면 호흡 곤란이나 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치명률은 무려 40~75%에 달하는데 아직까진 효과적인 치료제나 백신이 존재하지 않아 동남아시아 지역 여행객 등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다만 아직까진 국내에선 감염 사례가 보고되진 않았다.

또 질병관리청은 니파바이러스가 세계적 유행병(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하며 "니파바이러스가 WHO의 미래 팬데믹 후보군에 포함됐지만, 팬데믹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조류 인플루엔자의 인체감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니파 바이러스도 가족·의료진 등 밀접 접촉자를 중심으로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팬데믹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편 제1급 감염병은 생물테러 감염병,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해야 하고 음압 격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을 의미한다. 현재 1급 감염병으로 지정된 감염병은 17종이다. 에볼라바이러스·탄저·페스트·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이 있다. 1급 감염병 확진 시 의료진은 즉시 방역 당국에 신고하고 확진자를 격리 조치해야 한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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