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로 꺾인 목…범인은 '스마트폰 중독'

매일 장시간 스마트폰 게임으로 척추뼈 늘어나
스스로 머리 들기도 힘들어…수술로 겨우 회복

스스로 머리를 들어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목뼈가 꺾이는 이른바 '머리떨굼 증후군' 진단을 받은 일본 20대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던졌다. 이 남성은 10대 초반부터 하루에 몇 시간씩 스마트폰 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일본 오이타 정형외과 병원 의료진이 공개한 자료를 인용, 이를 보도했다.

올해 25세의 해당 남성은 6개월 동안 목에 심각한 통증을 겪었고, 점차 증상이 심해진 결과 스스로 머리를 들어 올릴 수 없는 상태가 돼 병원을 찾았다. 그는 통증 때문에 음식을 삼키는 게 힘들어져 식사 횟수가 줄어들면서 체중도 감소하는 등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고개를 숙인 채 오랜 시간 스마트폰 게임을 하면서 목의 척추뼈가 탈구(뼈가 제자리를 이탈하는 현상)됐다"며 "환자의 목 뒷부분에 흉터처럼 혹이 튀어나왔는데, 비정상적인 자세 때문에 척추뼈가 극도로 늘어난 결과"라고 말했다.


매일 장시간 스마트폰 게임을 한 결과 목이 꺾이는 ‘머리떨굼 증후군’에 걸린 남성의 엑스레이 사진 [이미지 출처=사이언스 다이렉트 캡처]

매일 장시간 스마트폰 게임을 한 결과 목이 꺾이는 ‘머리떨굼 증후군’에 걸린 남성의 엑스레이 사진 [이미지 출처=사이언스 다이렉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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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의료진은 우선 목을 고정하는 의료 기기를 이용해 교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남성이 감각 이상을 호소하면서 결국 목뼈에 나사와 금속 막대를 삽입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후 6개월 만에 이 남성은 머리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고, 1년 뒤 추적 검사에서 머리떨굼 증후군 증상이 재발하지 않은 것이 확인돼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 남성은 원래 활동적인 성격이었으나 10대 초반에 학교에서 심각한 괴롭힘을 당해 자퇴하고, 몇 년 동안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내면서 매일 장시간 스마트폰 게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제외과기술저널에 보고된 한 논문에 따르면, 성인의 머리 무게는 약 4~6㎏이지만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고개를 숙이는 각도가 커질수록 목이 받는 하중은 증가한다. 고개를 15도 숙이면 약 12㎏의 하중이 가해지는데 이는 2ℓ 생수 6개 무게에 해당한다. 고개를 45도 숙이면 약 22㎏, 60도 숙이면 약 27㎏으로 늘어난다. 이는 목에 6~7세 정도의 아이를 얹고 있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부담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휴대전화를 장시간 사용해야 할 경우 최소한 50분 사용 후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목과 어깨 등의 근육과 인대를 스트레칭해 풀어주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또한 잘못된 수면 자세나 운동 부족, 목과 어깨 근육의 불균형 역시 목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졌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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