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교회와 담임목사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에 대한 기독교계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남에서도 강한 규탄 목소리가 나왔다.
16일 경남기독교총연합회와 경남성시화운동본부, 바른가치수호경남도민연합, 경남마하나임장로회 등 70개 시민사회단체는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부산 세계로교회 본당과 담임목사실에 대한 전무후무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며 "내용은 공직선거법 위반이었으나 영장에 명시된 근거는 부산시 교육감 선거 간 발생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상 초유의 종교시설 내부까지 압수 수색을 한 영장에 적시된 내용은 헌법 제20조의 정교분리 원칙을 명백히 위반한 엄중한 사안"이라며 "일제강점기와 같은 강압적 폭거, 종교시설에 대한 명백한 탄압,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기에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고 규탄했다.
단체는 경찰이 손현보 담임목사가 예배 시간이나 세이브 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서 확성장치를 사용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해당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등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손 목사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해당 후보에게 투표하라고 한 적이 없고 5000석 규모의 예배당에서 마이크를 사용하는 건 당연하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법원에서 교회시설, 담임목사실까지 압수수색을 한 건 공직선거법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사에 있어서 최초의 사건"이라며 "참담한 흑역사이자 무자비한 공권력의 횡포이며 최악의 인권탄압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와 시민단체는 이를 분명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성직자를 허위사실로 명시한 것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2일 오전 부산시 강서구 세계로교회와 손현보 목사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 목사는 지난달 2일 진행된 부산 교육감 재선거 때 정승윤 당시 부산 교육감 후보와 해당 교회 안에서 대담하는 영상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영상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경찰에 정 후보 등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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