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종섭의 속터뷰]윤희웅 "김문수, 윤 전 대통령 관련 입장 바뀔 것"

"이재명, TK에서 역대 최고 득표 가능성"
"이준석 지지율 상승 관련 TV토론 중요"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20일 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등 주요 후보들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훑는 것으로 선거 운동을 본격화했다. 대선전 초반 여론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에게 물었다. 윤 대표와의 인터뷰는 5월 1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초동에 있는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40%대~후반 50%를 넘는 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 여론조사에서 50%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양자 대결했을 때도 50% 넘는 조사 결과는 잘 없다. 과거에 없던 현상이다. 수치만 놓고 봤을 때 비호감이 높아서 확장성이 없다는 비판은 힘을 좀 잃었다고 봐야 한다.

여론조사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가 아시아경제 'AK라디오'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40% 정도까지는 고정 지지층이나 한쪽 진영 지지층들을 흡수하면 가능하다. 그렇지만 40%를 훌쩍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른바 정치에 대해 평소 관심도가 좀 떨어지는 중도·중간층이 지지를 표출해야 가능하다. '중도 보수 확장 전략 캠페인' 효과를 본 측면이 있다. 그리고 이번 대선의 특수성이 있다.

특수성?

대선은 이른바 전망적 투표, 즉 정권 평가나 심판보다는 미래를 바라보면서 대한민국을 앞으로 잘 이끌어갈 인물이 누구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라는 게 그동안의 일반적인 평가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선에서도 정권 평가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끝나고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는 과정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심판이 반영됐다. 이번에도 계엄·탄핵 때문에 선거가 치러지기에 심판적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야당 후보가 프리미엄을 얻게 된 것이 50%를 넘는 지지율이 나오는 한 배경이다. 이 후보의 경우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비율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세대별로 본다면 40~50대가 지지 주력군이다.

향후 TV 토론이 주요한 변수가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하게 영향을 줄 사안이긴 하다. 그런데 TV 토론 효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변동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닌데 강화 효과도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본적으로 판을 뒤집는 경우는 사실 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준석 후보도 하니까 여느 때보다 주목되는 측면이 있다.

이재명 후보의 대구 경북 득표율 목표가 30%다. 대구 경북에서 이 후보 지지율 관련해 변화가 좀 있나?

과거에 민주당 계열 정당 대선 후보들은 20%를 득표했다. 최근 획기적으로 높아졌다는 건 없다. 하지만 보수 후보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늦게 후보가 정해지고, 내부 혼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가 명쾌하게 되지 않은 내부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있다. 보수 후보가 어떻게 정비가 되느냐에 따라서 TK에서의 표심이 나눠질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흐름으로 본다면 이전 대선에 비교해 봤을 때 민주당 계열 정당의 후보로서는 TK에서 가장 높은 득표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변동할 가능성은?

이재명 후보가 실수하거나 문제가 있어서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보수 후보가 기대감, 가능성 등을 보수층한테 줘야 한다. 지금 보면 보수층의 응답이 적극적이지 않다. 원래 후보가 정해지면 결집도가 빠르고 높게 나타나는 것이 보수층의 특성이었다. 지금은 그게 굉장히 더디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 탄핵에 찬성하는 지지자들을 흡수해야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 지금 그 부분이 충분하게 되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요구나 계엄·탄핵에 대한 사과 요구가 나온다.

많은 분이 김문수 후보가 그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는데 저는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지지율 안 나오는 것에 장사는 없다. 본인이 직접 요구하든 아니면 다른 사람을 통해서 요구하든 뭔가 매듭을 지으려는 것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지금 각 조사 결과를 보면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보다 낮다. 대선 20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김문수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다 흡수를 못 하고 있다. 이 문제를 개선해야 하는데 더디게 나타나면 캠페인의 열기가 뒤늦게 전달된다. 대선 운동 기간이 정해져 있기에 초반에 최대한 빠르게 가는 게 좋다.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시기를 당길 수 있는 부분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김문수 후보 입장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이 무엇이라고 보나?

일차적으로는 국민의 힘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 이차적으로 보수층 흡수, 그다음에 중도층으로 가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 정리를 분명하게 하지 않은 부분들이 정당 지지층을 흡수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기에 이것을 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 후보가 50% 안팎 견고성을 갖고 있다면 나머지 한 50%를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나눠 갖는 형국이다. 두 사람의 지지율이 시소 관계인 상황이기 때문에 김문수 후보로서는 이준석 후보 지지율이 더 올라가면 안 된다. 김문수 후보가 이준석 후보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는 이유다. 아예 상대를 안 하면서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전략을 지금 쓰는 것이다. 김 후보로서는 이재명·이준석 양쪽을 다 관리해야 하는 싸움이니까 그런 부분이 쉽지 않은 형국이다.

윤희웅 대표는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과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은 시소 관계와 같다"고 봤다.

이준석 후보 얘기도 해보자. 이준석 후보가 이른 시일 내 지지율 두 자릿수를 확보할 수 있을까?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층들을 보면 고정 지지층들이 아니다. 투표 의지가 다른 연령대나 성향 층에 비해서 떨어진다. 끝까지 투표율을 유지하느냐, 높이 수 있느냐가 이준석 후보의 과제다.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뚝 떨어져야 올라갈 수 있다. 그게 쉽지는 않다.

이 후보는 40(이재명):40(이준석):20(김문수) 구도를 만들겠다고 주장한다.

지지도가 20%가 된다면 큰 정당으로서의 위상은 완전히 상실된다. 그렇게 되기는 힘들다. 상식적으로는 예상하기 힘든 전망이다. 이준석 후보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내려야 되는 부분인데 캠페인 측면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 1등 후보를 타깃으로 해야 하는데 자기가 끌어올 표는 김문수 후보의 표 아닌가. 두 군데를 다 표적으로 맞춰야 한다면 자원이 분산된다. 이준석 후보한테도 그게 있다. 많이 답답할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TV 토론을 굉장히 준비할 것이다. 이번 TV 토론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이 이준석 후보가 처음으로 1, 2위 후보와 마주 앉아 갈고닦은 토론 실력을 얼마나 잘 표출하느냐다.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지금 주목도에서 소외되고 있다. 캠페인은 1, 2위 후보와 논쟁이 오가면서 맞붙어야 한다. 그러면서 주목도가 올라가는 것인데 지금 제약되고 있다. TV 토론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중요하다. 관심도가 높아져야 효과가 크다. 관심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마예나 기자 sw93ye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