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눈에 띄는 발언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관한 사과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김 후보는 12일 대구 서문시장 방문 후 채널A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을 한 부분에 대해 국민이 굉장히 어려워한다. 경제나 국내 정치도 어렵지만 수출·외교관계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김 후보 발언은 속보로 다뤄질 정도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에 대해 "참석 안 했지만 갔더라도 찬성 안 했을 것"이라고 전하는 등 원론적인 입장이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사과를 놓고 "후보의 진심"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11일 윤 전 대통령의 김 후보 지지선언 등으로 인해 곤혹스러웠던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출구로 여기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도 과거 문제에 대해 입장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윤 전 대통령 출당 문제나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 등도 김 후보가 풀어야 할 숙제다.
김 후보 사과를 놓고 사전에 준비된 메시지라기보다는 인터뷰 질의응답 과정에서 언급된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시선도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내란의 잘잘못은 모르겠지만 국민께서 고통스럽게 여긴다니 죄송하다는 것은 사과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12일 서울에서 고공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공식 선거운동 첫날을 보냈다. 권 후보는 "진보 없는 거대 양당 대결은 대안의 실종일 뿐"이라며 "유일한 진보 대통령 후보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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