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가락시장서 첫 선거운동…"민생·경제 대통령 되겠다"

상점 일일이 돌며 상인들 격려
상인회 관계자들과 순댓국 오찬도
친노동·친서민·친소상공인 이미지 부각
金 "낮은 곳에서 국민 섬기는 대통령 될 것"

오후엔 대전·대구에서 보수 결집 나서
후보단일화 과정서 실망한 보수 민심 수습
대전현충원서 서해수호용사 묘역 참배
대구 '보수 심장' 서문시장 유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일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시장대통령·민생대통령·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5시께부터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2관 지하 1층에 있는 청과물 상회들을 돌며 상인의 노고를 격려하며 이같이 밝혔다. 노동운동가 출신이자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 후보가 첫 대선 운동을 가락시장에서 진행한 건 친서민·친노동·친소상공인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선 김 후보는 가락시장에 방문해 미리 대기해있던 김용태 신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 상인회 관계자 등과 인사를 나눴다. 이날 김 후보 수행단장인 이만희 의원과 송파가 지역구인 박정훈(송파갑)·배현진(송파을) 의원도 이날 김 후보의 일정을 수행했다.


상인들은 김 후보가 시장에 들어서자 "김문수 화이팅","김문수 지지합니다"를 외치며 반겼다. 한 상인은 김 후보에게 "경제 좀 살려주세요"라고 요청했고, 다른 상인도 "당선되십시오. 잘하셔야 한다. 장사가 잘 안된다. 여기 소상공인 장사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 후보는 "물론이다"며 "장사가 안되더라도 제가 책임지고 한 번 해보겠다"고 화답했다.


김용태 내정자가 한 청과물 상회에 들어가 양상추를 구매하자 김 후보는 "우리가 많이 사드려야 한다"며 "1만원에 한 보따리"라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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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물 상회를 둘러보다 한 상인이 "시장 좀 살려달라"고 호소하자, 김 후보는 "식당이 안 되니까, 시장이 안 된다. 제가 꼭 좀 잘하겠다"며 "아이들이 있어야 외식도 하는데 아이도 없고. 그게 제일 힘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는 이후 일일이 상점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어려운 데 기운 내시라", "많이 파시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상인회 관계자들과 가락시장 내 순댓국집에서 아침 식사를 하며 요청사항들을 경청했다. 김 후보는 "장사는 좀 어떠냐"고 묻자, 관계자는 "최악"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 후보는 지역구 의원인 배 의원을 가리키며 "배 의원을 가락시장 홍보대사로 임명해 홍보를 맡겨달라"며 "배 의원도 홍보 많이 해달라"고 제안했다.


한 상인은 가락시장이 주 6일제로 운영되더라도 일요일 저녁 경매를 하기 때문에 상인들이 쉴 수 없다는 지적도 했다. 각자 상점을 닫고 쉴 수는 있지만, 상점이 쉴 경우 경쟁하는 상점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일괄로 쉴 수 있는 주 5일제로 운영하게 해달라는 요청이다. 특히 농민들이 당일 출고해야 하는 상품들이 있어 주5일제 시행과 관련해 농민단체들의 압력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회 관계자들과 시장 내 식당에서 순댓국을 먹고 있다. / 사진= 이기민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회 관계자들과 시장 내 식당에서 순댓국을 먹고 있다. / 사진= 이기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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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댓국이 나오자 상인회 관계자는 김 후보에게 '술을 평소에 마시냐'고 질문했고, 김 후보는 "비주류"라며 최근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금연 중이라는 사실도 밝히며 "담배를 끊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기침도 안 한다"며 "술도 안 먹으면 헛소리도 덜 한다"고 농담을 건넸다.


김 후보는 이날 시장방문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어떤 통계 지표 이상으로, 기사 이상으로 생생한 현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이라며 "이곳에서 저는 정말 시장 대통령이 돼야겠다, 민생 대통령이 돼야겠다, 경제 대통령이 돼야겠다, 대한민국이 잘 사는 대통령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움 속에서 힘들게 밤잠 안 자고 일하는 분들의 땀과 노고가 열매를 맺게 저는 더 낮은 곳에서 뜨겁게 여러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반드시 희망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하면 된다, 반드시 모든 문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리는 대통령 될 수 있게 다짐했다"고 역설했다.


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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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5세인 김용태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저는 감옥에서도 35살 때는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았다"며 "이 젊은 김용태 의원께서 반드시 대한민국을 희망의 땅, 대한민국을 꿈이 실현되는 나라로 바꿔나갈 젊은 에너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에너지가 김 의원 통해서 많은 젊은 청년이 에너지를 받아서 우리 국민의힘을 개혁하고, 국민의힘의 모든 낡은 구태 청산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용태 내정자도 "국민들께서 놀라실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따라잡을 복안을 묻는 말에는 "어제도 봤겠지만 제가 후보 될 줄 모르시지 않았나. 나도 몰랐다"며 "어제 우리는 그 기적을 썼다"고 후보 교체 전 당원 투표 결과를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곤두박질치는 상태까지 갔지만 거기서 드라마틱하게 극적으로 다시 반전했다"며 "바로 이것이 정치다. 정치는 산수가 아니다. 정말 민심의 엄청난 에너지로 드라마를 쓰는, 드라마틱한 그 활동이 정치"라고 반전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는 이날 가락시장에 이어 대전·대구를 잇따라 찾아 정통 보수 결집에 나선다. 최근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진 당내 갈등으로 인해 보수 민심 수습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이날 가락시장 방문 후 단일화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어떻게 수습과 당내 통합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후보 지위 회복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만나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안하며 포옹한 것을 언급한 후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며 "우리는 고통 속에서 참 기쁨을 얻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우선 대전에서 김 후보는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동해 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전 전몰자와 천안함 46용사들을 참배한다. 이후 대전시당으로 이동해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권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을 갖는다. 대구로 이동,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서문시장을 방문해 물가 등 민생 현장을 점검하고 집중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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