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도 외쳤다 "진짜 남자는 LNG 운반선"…배 광고 나선 HD현대

권오갑 '인류의 미래 개척' 정신 따라
대중 겨냥한 광고 제작 기조 확립해
기술력·브랜드이미지 동시에 전달

"진짜 멋있는 남자는 풍저항감소장치가 탑재된 HD현대의 17만4000㎥급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탄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유튜브 광고 영상과 함께 직접 올린 문구다. 같은 문장을 주제로 HD현대중공업이 제작한 이 6분짜리 영상은 유명 배우인 김우빈을 모델로 내세워 자사가 건조한 LNG 운반선과 풍저항감소장치, 이중연료 추진 시스템 등 주요 기술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영상은 공개 일주일 만에 유튜브 조회 수 300만회를 넘기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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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는 B2B(기업 간 거래)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일반 소비자 대상의 대중 광고에 공을 들이고 있다. HD현대 마케팅팀은 조선업이 한국의 주력 산업임에도 대중에게는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는 점을 짚으며, 이번 광고가 그 거리를 좁히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기술을 친근하게 풀어내는 동시에 현장 종사자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기업의 비전도 함께 전달하기 위해 관련 영상을 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조선업이 수주 호황을 이어가고, 대미(對美) 수출이 확대되는 등 해외 사업 기회가 열리면서 HD현대는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도 힘을 싣는 모습이다. '진지하고 무거운' 산업 이미지를 벗고,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해 기술에 대한 이해와 호감도를 함께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번 광고는 권오갑 회장이 앞세운 그룹 핵심 가치인 '인류의 미래 개척'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그룹 가치를 전파하고자 했다"며 "조선업은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유쾌한 방식으로 (기술을) 풀어내는 시도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이제는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방향이 마케팅 기조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HD현대는 2023년 고(故) 정주영 창업주의 어록 '임자, 해봤어?'를 활용한 광고로 주목받았다. 이를 계기로 HD현대오일뱅크 '오일 전사', HD현대 '더 큐브' 등 대중 친화적 마케팅을 이어온 데 이어 이번이 네 번째 시도다.


한편 HD현대 계열사들은 건조 물량 증가와 고선가 선박 매출 비중 확대 등의 영향으로 일제히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한국조선해양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7717억원, 영업이익 8592억원으로 전년 대비 실적이 22.8%, 436.3% 급증했다. HD현대중공업은 매출 3조8198억원, 영업이익 4354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7.9%, 1793.0% 뛴 수치다. HD현대미포 매출은 1조1838억원으로 같은 기간 18.3%, 영업이익은 68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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