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하락에 순이자마진 감소한 5대은행, 이자장사 쉽지 않네

5대은행 1분기 순이자마진 1.71%
작년 1분기 대비 0.11%포인트 하락
기준금리 인하 추세로 순이자마진 하락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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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은 오히려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이 영향을 끼쳤다. 하반기에도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은행의 NIM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 1분기 평균 NIM은 1.60%로 지난해 1분기 기록한 1.71%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1분기 NIM은 1.76%로 전년 동기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 0.09%포인트, 하나는 0.07%포인트, 우리는 0.06%포인트 하락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하락하면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NIM은 금융기관의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쉽게 말해 금융사가 이자 수익으로 얼마나 벌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NIM이 하락한다는 것은 이자 이익이 줄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분기 국내 은행의 NIM이 하락한 것은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대출금리 역시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4.36%로 2023년 말 기록했던 5.14% 대비 0.78%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은의 기준금리는 3.50%에서 2.75%로 0.75%포인트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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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NIM이 하락했음에도 1분기 국내 은행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이자 이익이 아닌 비이자 이익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1분기 은행들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을 위해 쌓았던 1조3000억원대의 충당부채가 올해 1분기에는 없어진 기저효과가 컸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의 NIM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준금리 2차례 추가 인하를 반영한다면 올해 시중은행의 NIM은 평균적으로 0.02~0.03%포인트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대출 연체율은 올라가고 부실채권(NPL)은 증가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한 것도 하반기 은행 실적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5대 은행의 1분기 말 전체 대출 연체율 평균은 0.41%로 작년 말 기록한 0.34%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월 국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3.8%에 달하며 2005년 5월(5.0%)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취약 차주들이 고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고금리 카드 대출을 받았지만 제대로 갚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NPL 규모도 4대 은행 기준 1분기 말 12조6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 증가한 역대 최대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과 NPL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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