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하이킹하던 체코 등산객들이 금화와 보물이 담긴 상자를 발견해 화제다. 이 상자는 100년 이상 땅속에 묻혀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체코 북동부 포드크르코노시 산맥 인근의 잡목림에서 하이킹하던 등산객 2명은 우연히 작은 알루미늄 통과 철제 상자를 발견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물건이 높은 가치가 있는 것처럼 보이자 동보헤미아 박물관에 가져가 감정을 의뢰했다.
알루미늄 통 속에서 발견된 금화 598개. 동보헤미아 박물관 페이스북 캡처
알루미늄 통에는 검은 천에 싸여 열 한 묶음으로 정리된 금화 598개가 들어 있었다. 알루미늄 통에서 약 1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철제 상자 안에는 담배 주머니 16개, 팔찌 10개, 철사로 짠 체인 가방, 열쇠가 달린 금속 사슬 등이 담겨 있었다. 이 물건들은 대부분 노란 금속으로 만들어졌으며, 금속의 정확한 성분은 분석 중이다.
동보헤미아 박물관의 고고학 책임자인 미로슬라프 노박은 "보물이 담긴 상자를 처음 열었을 때 입이 벌어졌다"며 "동전은 확실히 순금이다. 나머지는 분석이 필요하지만, 이번 발견의 가치는 최소 34만 달러(약 4억8000만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유물은 최소 100년 이상 땅에 묻혀 있었고, 역사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며 "불확실한 시대, 특히 전쟁이나 박해 시기에 재산을 땅에 묻는 행위는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온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100년 이상 체코의 한 산에 묻혀 있던 보물들. 동보헤미아 박물관 페이스북 캡처
동전 전문가 보이테흐 브라들레는 "금화에 1808년에서 1915년까지의 연도가 표기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동전들은 프란츠 요제프 1세가 통치하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보물들이 1938년 이후 나치의 박해를 피해 도망친 체코인 또는 유대인, 또는 1945년 이후 강제 이주를 우려했던 독일인들에 의해 묻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보물상자를 발견한 등산객들은 체코법에 따라 발견한 유물 가치의 10%를 보상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보헤미아 박물관은 이 보물을 추후 공개 전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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