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상장 건설사가 2025년 1분기 외형은 다소 줄었지만, 수익성은 지켜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와 분양 시장 정체 등 비우호적인 업황 속에서도 원가율(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낮추고 이익률을 방어한 전략이 일정 부분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특히 DL이앤씨 와 대우건설 은 30%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익성 회복 흐름을 이끌었다. '수주보다 수익', '외형보다 내실'이라는 전략이 건설사들의 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25년 1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 국내 주요 5대 건설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원가율은 삼성물산을 제외한 4개 사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대우건설은 91.4%에서 87.9%로, DL이앤씨는 90.4%에서 89.3%로 원가율을 낮췄고, 현대건설과 GS건설도 각각 0.7%포인트, 0.5%포인트씩 개선하며 수익성을 유지했다.
이러한 원가율 개선은 실제 수익 지표로도 이어졌다. DL이앤씨는 80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 대비 32.97% 성장했고, 대우건설도 1513억 원으로 31.79%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양사는 모두 실질적인 수익 회복 흐름을 나타낸 셈이다. GS건설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70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현대건설은 2137억 원으로 14.8%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이익 규모를 유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다소 부진했다. 원가율이 94.0%에서 95.6%로 소폭 상승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3370억 원에서 1590억원으로 52.8% 급감했다. 다만 장기 해외 프로젝트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 특성상 분기 간 실적 변동 폭이 크고,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견조한 수익성이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매출을 살펴보면 5대 건설사 모두 전년보다 줄었다. 삼성물산은 3조6200억 원으로 -35.1%의 감소 폭을 기록했고, 현대건설도 8조5452억 원에서 7조4555억원으로 12.7%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2조767억 원(-16.5%), DL이앤씨는 1조8081억 원(-4.4%), GS건설은 3조629억 원(-0.3%)으로 각각 집계됐다. 외형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진이 이어졌지만, 손익 중심의 체질 개선이 일정 부분 반영되며 방어력을 높였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피크 아웃 하면서 전체적인 주택 매출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며 "2021년 착공한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준공되며 마진이 좋지 못했던 공사들이 이제는 수익을 개선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높은 건자재 가격을 공사비에 전이하지 못했던 구간이 지나가면서, 지난 분기부터는 수익성 회복 흐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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