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0일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내용의 직장인 지원 공약을 발표했다. 평균 노동시간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하로 단축하기로 했다. 국민 휴가 지원 3종 세트, 월세 세액공제 대상자 확대, 초등학생 태권도장까지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내용도 공약에 포함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을 중심으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하고, 이 후보의 주요 대선 공약과 집행에 관한 준비를 맡기기로 했다.
이날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이 발표한 중앙선대위 인선의 특징은 이른바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보수,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비명(비이재명)계 등 다양한 진영과 계파를 아우른 인사들을 영입했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도 합류했다.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김민석(최고위원) 상임 선대위원장을 필두로 이석연 전 법제처장, 이인기 전 국민의힘 의원,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 전현희·김병주·이언주·홍성국 민주당 최고위원, 추미애·조정식·박지원·정동영 의원,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담당한다. 비서실장에는 이해식 의원, 비서부실장 1수행 김태선 의원, 2수행 김용만 의원, 정무1실장 김영진 의원, 정무2실장에 박성준 의원이 임명됐다. 경북 안동에서 3선을 지낸 권오을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후보 직속위원회인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게 됐다.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은 사람사는세상 국민화합위원장을 맡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중앙선대위 인선 결과 발표와 비슷한 시각에 이 후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직장인 관련 공약도 내놓았다. 이 후보는 "인공지능(AI) 등장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기계가 맡을 것이고, 사람은 창의성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에 '사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이 필수"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 확실한 지원방안을 만들겠다"며 "장기적으로는 주 4일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또한 과로사 방지를 위한 1일 근로시간 상한제와 최소휴식시간 제도 도입, 포괄임금제 근본적 검토 등도 약속했다. 직장인 재충전 지원을 위한 '국민휴가 지원 3종 세트'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근로자 휴가지원제, 지역사랑 휴가지원제, 숏컷 여행으로 구성된다.
주거비를 포함한 일상생활비 경감 방안도 다양하게 제시했다. 이 후보는 "전세자금 이차보전(대출 이자의 일부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제도)을 확대하는 한편, 월세 세액공제 대상자 소득 기준을 상향하고, 대상주택 범위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전세사기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증제도 개선 등도 다짐했다.
자녀 양육 가정을 위한 세제혜택 확대 방안을 내놨다. 이 후보는 "자녀 수에 따라 신용카드 공제율과 공제 한도 상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을 초등학생 자녀의 예체능 부문까지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반(反)이재명 빅텐트' 연대설 등 대선 구도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상임고문 행보는 충분히 예상한 부분이지만, 국민의힘 인사와의 연대설은 우리 당 결속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한 친명계 인사는 "이 상임고문 행보가 민주당 정체성을 위협하는 움직임으로 확대할 것 같지 않다"면서 "당내 지지층은 이미 견고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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