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월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8조4000억원 더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 개선으로 기업들이 올해 내는 법인세 수입이 급증한 영향이다. 세수진도율은 1년 전보다 소폭 뒤처졌다.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 등의 영향으로 세입 예산 편성 당시보다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서 어두운 세수 전망은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3월 국세 수입 현황을 보면 올 3월 누계기준 세수는 9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4000억원(9.9%)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예산 대비 세수 진도율은 24.4%로, 최근 5년 평균(25.4%)을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결산 대비 진도율(25.2%)보다도 소폭 뒤처졌다.
국세 징수 속도가 더딘 데 대해 조문균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2021~2022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경기 반등과 자산시장 과열 등으로 세수가 전례없이 폭증한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진도율에도 못 미친 데 대해선 "크게 의미 있는 수치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3월 한 달간 세수는 32조3000억원 걷히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5조5000억원(20.4%) 증가했다.
세목별로 보면 1~3월 누계기준 법인세는 25조2000억원이 걷혀 1년 전과 비교해 6조5000억원(34.6%)이 급증했다. 이익을 내서 법인세를 납부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12월 결산 법인들은 전년 실적을 기초로 매년 3~4월 법인세를 납부한다.
다른 주요 세목인 소득세 수입은 30조3000억원으로 2조8000억원이 더 걷혔다. 성과급 지급 확대, 근로자 수 증가 등에 따른 근로소득 증가 영향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법인세, 소득세와 함께 3대 세목에 속하는 부가가치세 수입은 환급 증가 등의 영향으로 1조5000억원 감소한 1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 부분 환원 등의 영향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도 3조원으로 3000억원 더 걷혔지만 증권거래세는 거래 대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6000억원 덜 걷힌 8000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세수 전망은 밝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수출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내수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세입 예산을 편성했을 때보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크게 하락한 상태다. 올해도 세수 결손 발생 우려 등에 대해 조과장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을 주시하면서 주요 세목 실적을 점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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