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국내 최대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웅진의 종속회사인 더블유제이라이프는 29일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와 프리드라이프의 지분 99.77%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8830억원이다. 인수총액의 10%인 계약금 883억원을 먼저 납입한 뒤 다음 달 말까지 잔금을 지급하면 인수가 완료된다.
웅진은 지난 2월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뒤 약 5주간 실사를 진행했으며, 이후 VIG파트너스와 인수가격과 주요 조건에 합의하며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VIG파트너스는 당초 프리드라이프의 몸값으로 1조원을 기대했다. 하지만 막판 협상에서 9000억원 아래로 낮아졌다. 웅진이 자체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조달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된 만큼 가격 절충에 집중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웅진의 현금성 자산은 5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업계에선 이번 인수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웅진 관계자는 "본 거래를 위한 자금은 기존 보유 자산, 외부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유상증자 없이 영구채 발행, 인수금융을 활용해 조달할 예정"이라며 "회사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지 않고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주주 가치가 하락하지 않는 것을 우선했다"고 설명했다.
웅진은 프리드라이프를 교육, IT, 여가, 뷰티, 헬스케어 등 기존 계열사 서비스와 연계한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상조 시장은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웅진 관계자는 "연계 상품 개발과 판로 확대로 웅진씽크빅 등 계열사의 수익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말 기준 선수금 2조5600억원을 기록한 국내 상조업계 1위 기업이다. 2020년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좋은라이프 등 VIG가 보유한 다른 상조회사들과의 합병을 통해 현재의 압도적인 규모를 갖췄다.
이번 매각 대금과 최근 1년간의 배당금을 합치면, VIG파트너스의 총 회수금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VIG가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할 당시 시장에 알려진 매입가는 3000억~4000억원 수준이었다.
VIG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투자 원금의 4배 이상을 회수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번 매각은 2016년 결성된 3호펀드(7000억원 규모)의 세 번째 회수 건이자 2020년 결성된 4호 펀드(약 1조원)의 첫 회수건으로, 이를 기점으로 3호·4호 펀드의 투자 회수 작업을 계속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웅진의 프리드라이프 인수로 상조시장의 경쟁 구도는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상조업계 전체 선수금 규모는 9조4486억원이었다. 이후 9개월간 상위 1~5위 업체가 6200억원 이상 선수금을 끌어모으면서, 시장은 마침내 10조원 시대에 진입했다. 이와 함께 상조 상품 가입자 수도 9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로는 지난해 말 기준 프리드라이프가 2조5606억원으로 가장 많은 선수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람상조(1조5490억원), 교원라이프(1조4545억원), 대명스테이션(1조3982억원), 더케이예다함(7402억원) 순으로 뒤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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