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주에 투자했다가 대박은 고사하고 손실만 보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29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결과에 따라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관련주가 급락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을 때도 관련주 주가가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정치 테마주에 투자했을 때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경남스틸 주식을 91억원어치 사들였다. 평균 매수 단가는 7029원으로 전날 종가 3355원을 기준으로 평가 손실률 -52.3%를 기록했다.
최충경 경남스틸 회장과 홍 전 시장이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 테마주에 합류했다. 경남스틸 주가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12월3일 278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지난 8일 9710원을 기록했다. 4개월여 만에 주가는 249% 급등했다.
전날 경남스틸 주가는 홍 전 시장의 정계 은퇴 선언 영향을 받았다. 홍 전 시장은 전날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에서 탈락한 직후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경남스틸뿐만 아니라 휴맥스홀딩스, 한국선재, 삼일 등도 동반 하락했다. 홍 전 시장 관련주로 이름을 올렸던 상장사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에서 정치 테마주 투기 바람이 불고 있다. 삼륭물산은 이달 들어 319.7% 올랐다. 포바이포, 아이스크림에듀 등도 200% 이상 올랐다. 단기간 급등하는 테마주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려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치 테마주 가운데 잠시 급등했다 금세 제자리로 돌아오는 패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관련주로 알려진 평화홀딩스는 지난 8일 1만6020원까지 올랐다가 15거래일 만에 60%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 기간 진양화학, 형지글로벌, 써니전자 등도 40~60% 하락했다.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정치 이벤트가 없어도 주가 방향이 갑자기 바뀌는 경우가 많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치테마주에 투자해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며 "테마주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투자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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