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에 속도를 낸다. 이달 초 정부 투자심사를 통과한 직후 세부계획 수립을 위한 사업 및 입지 타당성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내 설계 작업도 진행할 예정으로, 이르면 2030년 모습을 드러낸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시는 최근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작업에 나섰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개발 등 상위 계획을 수립할 때, 적정성을 검토해 사업안을 세우는 단계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3년 내놓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복합문화공간인 제2세종문화회관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짓겠다는 게 골자다.
당초 사업지는 영등포 문래동이었다. 2019년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래동 옛 방림방적 부지를 선정하고 2021년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에 이어 시·구의회 의결까지 마쳤다.
하지만 부지 사용에 대한 자치구와 서울시의 입장차로 지연됐다. 영등포구청은 해당 부지가 구 소유로, 시에서 반영구적으로 무상 사용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 역시 부지 규모 등을 이유로 2023년 여의도공원으로 부지를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국회에서는 서울시 부지 변경에 대한 감사 요구까지 벌어졌다. 오 시장이 박 전 시장의 흔적을 지우려 했다는 주장이다.
다행히 정부 투자심사는 통과했다. 총사업비 300억원 이상 신규 투자 사업의 경우, 정부가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위한 예정 사업비는 60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심사에서는 '재검토' 판정을 받았는데, 이달 8일 진행한 '2025년 제1차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에서는 조건부로 문턱을 넘어섰다.
현 계획대로라면 제2세종문화회관은 마포대교 방면 여의도공원 끝자락 총 22만9539㎡ 부지에 총 2000석 규모 대공연장과 800석 규모 중극장 등을 포함해 세워진다.
디자인 공모는 이미 마친 상태다. 2023년 기획 디자인 공모전을 거쳐 총 5점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박형일(범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오호근(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 ▲정영균(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패트릭 슈마허(Zaha Hadid Architects) ▲장 피에르 뒤리그(DURIG AG) 등에서 제출한 작품들로 모두 대공연장을 비롯한 문화시설, 글로벌 관광객을 위한 집객시설, 이용자 편의를 위한 지하주차장 등 필요 용도와 면적을 우선으로 심사가 진행됐다.
서울시는 이번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면서 5개 선정작을 대상으로 지명 설계 공모에도 나선다. 이후 다양한 전문가 자문과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최종 사업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착공은 2027년으로 점쳐진다. 2030년 완공 예정으로 시설점검, 시범운영, 운영사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 공식 개관이 이뤄질 예정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