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등 대기업 44곳, 5년간 매출 100%↑ 증가

기술 고도화, 신시장 진출 등 요인
쿠팡, 매출액 400% 이상 늘었다
역성장 기업도 68곳, 경쟁력 약화

세계적인 경제 둔화 속에서도 최근 5년간 SK하이닉스, HD현대중공업, LG이노텍,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44개 기업의 매출이 1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쿠팡을 비롯한 13개 대기업은 매출액이 400% 이상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2019년과 2024년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407개사(금융사 제외)를 대상으로 최근 5년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3064조원으로 2019년 2156조원 대비 42.1%(908조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2019년 110조원에서 지난해 195조원으로, 77.5%(85조원) 늘어났다. 경기 둔화,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주요 대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성장한 것이다.

조사 결과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액이 400% 이상 증가한 기업은 전체의 3.2%인 13곳, 매출액이 100% 이상 400% 미만 늘어난 기업은 44곳(10.8%)으로 조사됐다. 반면 최근 5년 동안 매출액이 급감하며 역성장한 기업도 68곳(16.7%)에 달했다.


먼저 조사 대상 대기업 중 5년간 매출액이 400% 이상 비약적으로 증가한 곳은 13개사에 달했다. 이중 매출 규모 10조원 이상 기업은 쿠팡 한 곳이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을 평정하며 지난 2019년 매출액 7.2조원에서 지난해 435% 성장한 38.3조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규모 10조원 미만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플로우, CJ올리브영, SGC에너지, 우아한형제들, 한화에너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2곳이 4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100~400% 성장한 기업도 44개나 됐다. 이 중 매출 규모 10조원 이상 기업은 다우기술, HD현대중공업, LG이노텍, SK하이닉스, E1,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9곳이었다. 매출 규모가 10조원 미만인 에코프로비엠, KG케미칼, 씨에스윈드, 셀트리온, 카카오, 크래프톤, KCC 등도 5년간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CEO스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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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최근 5년간 매출액이 2배 이상 성장한 57개 퀀텀점프(비약적 실적 개선) 기업의 매출 증가액은 254조원으로, 전체 500대 기업 매출 증가액(908조원)의 27.9%를 차지했다. 매출액이 배 이상 커진 고속 성장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의 매출 확대를 이끈 셈이다. 특히 ▲쿠팡(2019년 7.2조원→지난해 38.3조원, 435.4%) ▲다우기술(2.9조원→11.6조원, 300.6%) ▲HD현대중공업(5.5조원→14.5조원, 165.5%) ▲LG이노텍(8.3조원→21.2조원, 155.4%) ▲SK하이닉스(27조원→66.2조원, 145.2%) 등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 지난 2019년 39개사에 그쳤던 매출 10조 클럽 기업은 지난해 59개사로, 20곳 증가했다. 국내 AI(인공지능) 대표 주자인 네이버가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2019년 매출액 6조5930억원에서 2024년 10조7380억원으로 급성장하며 10조 클럽에 처음 합류한 것을 비롯해, LG이노텍(부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방산), HMM(물류), HD현대중공업(조선) 등 신산업 분야를 대표하는 21개 기업들이 새로 10조 클럽에 합류했다.


매출 증가율 100% 이상인 57개 퀀텀점프 기업의 성공 요인을 분류한 결과, 신시장·신사업 진출을 통해 고속 성장을 일궈낸 기업이 23곳(40.4%)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체 역량 강화를 통해 퀀텀점프를 달성한 기업도 20곳(35.1%)이나 됐다. 기업 간 협력 및 인수 합병(M&A)로 매출 성장을 이뤄낸 기업도 14곳(24.6%)에 달했다.


반면 최근 5년 동안 실적이 급감하고 역성장한 기업도 68개사나 됐다. 이 중 매출 규모 10조원 이상 기업은 롯데쇼핑, 삼성디스플레이 등 2곳이었다. 역성장 기업의 대부분은 외부 환경 악화 및 내부 경쟁력 약화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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