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사서 전세운영" 1년만에 가동하는 CR리츠

지방 미분양 물량 매입 후 임차·매각해 수익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여 임차로 운영해 수익을 내는 부동산투자회사가 나왔다. 지난해 3월 정부가 구상을 발표한 후 1년여 만이다. 침체된 지역 건설경기가 회복하는 데 마중물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국토교통부는 JB자산운용이 지난달 설립한 '제이비와이에스케이 제2호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를 21일 인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관련 리츠 설립을 타진했는데 실제 당국 허가를 받은 건 이 회사가 처음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입가격,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 등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렸다"며 "이 외 추가로 신청한 다른 리츠 역시 머지않아 인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한 부지에 세워진 서울 분양 아파트 견본주택 외부. 연합뉴스

경기도 고양시 한 부지에 세워진 서울 분양 아파트 견본주택 외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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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자산의 이번 리츠는 대구에 들어선 수성레이크 우방 아이유쉘 아파트 288가구를 매입하기로 했다. 먼저 전세로 운영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매각한 후 청산하겠다고 신고했다. 구체적인 매각 시점을 밝히지 않았으나 통상 부동산 투자회사 운용 기간이 3년, 5년 단위인 점을 감안하면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아파트는 2021년 10월 분양에 나섰던 단지로 지난해 3월 입주를 시작했다. 전용면적 59㎡, 84㎡(A~C형) 등 중소형 위주 394가구 규모 단지로 이번에 리츠가 매입하기로 한 규모를 감안하면 상당 부분이 입주 시점까지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 단지로 꼽혔다. 대구 수성구 내 미분양 물량은 올해 2월 말 기준 1092가구에 달한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건설 경기 침체가 완연해지자 정부는 CR리츠를 통해 측면지원에 나섰다. 다만 기존 수분양자와의 형평성 문제로 매입가격 등을 둘러싸고 협의가 수월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R리츠는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졌던 2008년 도입했던 제도로 수년 전부터 지방 미분양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번에 다시 꺼내 들었다.

JB자산의 CR리츠는 이르면 다음 달 중 아파트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추가 CR리츠 승인 여부도 곧 결정날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신청한 리츠가 인가를 받는다면 총 2000여가구 규모로 미분양 아파트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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