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아이스가 주력 브랜드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에 힘을 쏟으며 여름 성수기 준비에 나섰다. 계절적으로 1분기는 기온 하락에 따른 빙과업계 영업실적 기여도가 낮은 시기지만,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되면서 일찍부터 '아이스크림 대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아이스는 지난 2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25 KBO 리그' 공식 스폰서십을 맺고, 야구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식품업계는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 관중이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하자, 잇따라 야구 관련 상품이나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동참한 것이다.
회사는 '탱크보이'의 가운데 두 글자 '크보'가 야구팬이 KBO를 친숙하게 부르는 '크보'와 동음인 점에 착안해 KBO리그의 공식 스폰서로 후원하고 있다. 해태아이스는 이번 계약으로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올스타전, 포스트시즌 등 KBO가 주최하는 모든 행사에서 공식 스폰서로 활동할 수 있다.
'부라보콘'을 내세워 프로야구 구단 기아 타이거즈와 스폰서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기아 타이거즈의 광고 영상, 13번째 우승을 기원하는 CM송 제작 등을 기획했다.
다만 아직까지 판매량 변화는 없지만, 회사의 기대는 크다. 해태아이스 관계자는 "아직 프로야구 개막한 지 1달밖에 되지 않았고 아이스크림 성수기도 아니라서 판매량 변화는 유의미하지 않다"면서 "다만 최근 젊은 층에서 프로야구를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고 전광판 광고, 중계 시 가상광고, 구장 내 제품 샘플링 이벤트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판매개선에 긍정적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빙과업계에선 통상 2, 3분기에 연 매출의 70%가량이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달 낮 최고기온이 신기록이 나왔고, 오는 11월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빙과업계에선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의 닐슨코리아 빙과 소매점 매출을 살펴보면 지난해 제조사 점유율에서 빙그레(28.1%)는 자회사 해태아이스(14.5%)와 합산해 42.6%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39.8%로 2위를 기록하며 팽팽한 양상이다.
이 때문에 해태아이스는 제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14일 '탱크보이 배 제로' 제품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완료하고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달 초에는 당 함량을 낮춘 '부라보 바닐라 라이트'를 선보였다. 모회사인 빙그레는 지난달엔 저당 아이스크림 브랜드 '딥앤로우(Deep&Low)'를 선보였다. '맛은 깊게 당은 낮게'란 콘셉트로 당 함량을 줄이면서 맛을 유지한 게 특징이다. 대체당 알룰로스를 활용해 제품 100g당 당을 5g 이하로 줄였다.
롯데웰푸드도 '캐주얼 헬스앤웰니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당 함량을 낮춘 제품을 내놓았다. 캐주얼 헬스앤웰니스란 기존에 소비자들에게 낯익은 제품에 '몸에 더 좋거나 나은 식품'이라는 인식을 넣어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뜻이다. 대표 상품은 '월드콘 바닐라'와 '티코 밀크초코'다. 두 제품은 설탕 대신 대체당을 넣어 당 비중을 평균치보다 최대 85%까지 낮췄다.
국내 빙과 시장은 길어진 무더위로 인해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빙과 소매 시장 규모는 1조4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다. 2021년 1조3653억원에서 2022년 1조3759억원, 2023년 1조4274억원으로 소폭 성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빙과는 대표적으로 마케팅에 민감한 품목"이라며 "올해 폭염 가능성이 높은 것과 동시에 순위가 쉽게 바뀔 수 있는 치열한 시장인 만큼, 주도권 경쟁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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