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21일 "(상장사가) 배당 의사결정을 많이 하고 싶어도 종합과세를 통해 49.5%의 세금을 내야 하는 구조"라며 "배당소득세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기업은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오너이면서 경영자인 경우가 90%"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당소득세를 현실화하면 대주주이면서 경영자인 CEO가 배당 의사결정을 많이 하게 될 것"이며 "우리나라 노년 인구가 많은데, 배당소득을 통해 노년 생활을 유지하게 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주주 환원 강화·세제 혜택 등은 서로 얽혀서 하나의 정부 부처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위원장을 하거나 직접 챙기는 범정부 차원의 특별 위원회나 특별 기구를 세우는 것이 좋은 대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고태봉 iM증권 센터장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 센터장은 "해외 투자 자금 유출과 대체 자산 확대로 자본시장의 수압이 떨어졌다"며 " 상법 개정 지연과 지배구조 문제는 파이프에 구멍이 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선, 사익 추구 금지, 투자자 보호, 회계 투명성 등으로 누수를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밸류업은 단기 과제가 아닌 국가적 프로젝트로, 장기 전략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KB증권 센터장은 "인공지능(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수조 원이 필요하다"며 "대기업이 이를 감당하긴 어려운 만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정부가 인프라를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현행 사외이사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동일 업종 출신을 배제하는 현행 규정은 기업의 전문성을 떨어트린다"며 "선임 기준을 완화해야 해외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투협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만나 한국 증시 현황 및 평가 브리핑을 듣고 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 했다. 2025.04.21 윤동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증시 전문가들로부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전달받은 이 후보는 "배당소득세 개정이 배당소득을 올리고 국가 세수에 타격을 안 주는 것으로 확인되면 당연히 내려야 할 것"이라면서도 "특정 소수가 혜택만 보고 세수 감소 결과로 이어지진 않을지 영향을 정확히 분석해야 할 듯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후보는 "우리 자본시장에서 비정상적 요소만 제대로 걷어내도 코스피가 3000을 넘어갈 수 있다"며 "몇 가지 조치만 추가해도 길게 봐서 5000을 충분히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자본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다 보니까 국민들이 자산 투자할 곳이 없어서 전부 주식 투자가 아니라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엔 ▲고태봉 IM증권 ▲김동원 KB증권 ▲김영일 대신증권 ▲김학균 신영증권 ▲김혜은 모건스탠리증권 ▲노근창 현대차증권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박희찬 미레에셋증권 ▲유종구 한국투자증권 ▲윤석모 삼성증권 ▲윤여철 유안타증권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이승훈 IBK투자증권 ▲조수홍 NH투자증권 ▲최광혁 LS증권 ▲최도연 SK증권 등 주요 증권사 리서치 수장이 참석했다. 서유석 금투협회장과 최영권 한국애널리스트 회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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