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과 영국에서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원인으로 관광지역에서 '성수'라고 홍보하는 우물이 지목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 등 외신은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의 발표를 인용해서 영국에서 4명, 독일에서 3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를 보면, 환자 가운데 독일인 2명과 영국인 3명은 에티오피아를 여행한 뒤 콜레라에 걸렸다. 이들은 콰라 지역의 '베르멜 기오르기스'라는 성스러운 우물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우물은 여행 사이트에서 '치유, 영적 분별, 신성한 체험'으로 홍보하는 지역의 '성지'다.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은 '치유' 목적으로 '성수'를 길러 마시고 목욕을 했고, 이 물을 길어 집으로 가져가기도 했다. 에티오피아로 여행을 가지 않고 콜레라에 영국인 환자 한 명은 해당 우물에서 떠 온 물을 마시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과일, 채소, 어패류 등을 통해 감염된다. 발병 시 급성 설사를 유발하기 때문에 중증의 탈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까지 가능하다. 이번에 감염된 환자들은 다행히 모두 회복됐으며, 치료에는 수분 보충과 증상 완화를 위한 항생제 등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에티오피아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안전한 식수를 확보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다. 지난 2022년부터 콜레라 발병이 이어지고 있으며, 유럽 관광객들이 방문한 올 초에도 감염자가 급증한 바 있다.
최근 독일과 영국에서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원인으로 한 관광지역에서 '성수'라고 홍보하는 우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 등 외신은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의 발표를 인용해서 영국에서 4명, 독일에서 3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경제DB
원본보기 아이콘최근에는 이 성스러운 우물이 실제 콜레라 오염원으로 확인되면서, 유럽 내 감염 사례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더욱이 이 우물에서 발견된 콜레라균은 플루오로퀴놀론, 트리메토프림, 클로람페니콜, 베타락탐, 마크로라이드 등 여러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지닌 '고위험 균'으로 파악돼 추가 전파 가능성도 일각서 나온다.
한편, 콜레라는 전 세계 수많은 사망자를 낸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하지만 19세기 중반 주요 발병 원인이 오염된 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방이 가능해졌고, 이후 치사율을 1% 미만으로 낮추는 수액 치료가 등장했다. 무엇보다 콜레라 발병의 주요 인자인 비브리오 콜레라균에 대한 항생제를 개발하면서 콜레라 위협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콜레라 공포'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1~9월) 30개국 콜레라 발병 건수는 43만 9724건, 사망자는 3432명으로 집계됐다. 발병 건수는 2023년보다 16% 줄었지만, 홍수와 전쟁으로 의료 인프라가 심각하게 무너지면서 사망자 수는 2023년 같은 기간보다 12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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