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 실수로 인해 엘살바도르에 추방된 이민자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존 닐리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루이지애나)이 NBC뉴스 '미트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이례적으로 트럼프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가르시아는 지난 2011년 엘살바도르 갱단 폭력을 피해 미국에 불법 입국했으나, 지난 2019년 망명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민 판사가 법적으로 보호되는 지위를 부여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 중인 상태였다.
이날 방송 진행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시민권자이자 범죄자인 범죄자들을 해외 교도소로 이송하는 것이 적법하냐'고 묻자 케네디 의원은 "그건 적절하지 않다. 적절하다거나 도덕적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며 "수감자를 외국으로 보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또 정부가 가르시아를 엘살바도르로 추방한 데 대해 "일을 망친 것"이라며 "엘살바도르로 추방되기 전에 해명할 기회가 있었어야 한다. 정부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이는 실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트럼프 정부는 합법적으로 체류하던 가르시아를 갱단 관련자라고 주장하며 본국인 엘살바도르로 추방했다. 그는 현재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테러범수용센터(CECOT)'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 정부의 행정 실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미국 연방대법원은 그를 다시 미국으로 데려오라고 판결했으나, 정부는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이 문제 등을 두고 최근 미 전역에서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독립전쟁 발발 250주년 기념일인 19일 수도 워싱턴 DC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마이애미 등에서 700여건의 집회가 열렸다. 이날 개최된 집회·시위는 하루(1) 동안 미국 50개 주에서 50개의 반트럼프 시위를 조직하자는 '50501 운동'의 일환이다.
NYT에 따르면 수도 워싱턴 DC 상징물인 워싱턴 기념탑 주변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모여 가르시아의 귀환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워싱턴 기념탑에서 1.6㎞ 떨어진 백악관까지 "트럼프는 물러가라", "왕은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푯말을 흔들고 "킬마르를 집으로 데려오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백악관까지 가두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뉴욕에서도 수천 명의 시위대가 "단결된 국민은 절대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강제 추방 정책을 규탄했다. 50501의 헌터 던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WP)에 "50501 캠페인은 민주주의 수호, 헌법 수호, 행정권 남용 반대, 비폭력 풀뿌리 운동을 표방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또 이날은 '트럼프 정부의 공격적인 이민 정책,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 연방정부 인력 감축에 대응하는 행동의 날'로 선포하고 시민 저항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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