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식 대신 이재민 돕기"…공인중개사협회, 산불피해에 1.6억 기부

협회, 취임 예산 전액 포함해 회원 성금 희망브리지에 전달
업황 침체에도 사회적 연대 실천…‘역성장’ 속 훈훈한 나눔
김종호 회장 “공익이 우선…전문가 단체로서 사회적 책임”

부동산 업황 침체 속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잊지 않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대규모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해 나섰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최근 영남권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회원들과 함께 모은 성금 1억 6163만 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했다고 18일 밝혔다. 성금 전달은 이날 MBN 방송사를 통해 이뤄졌으며, 김종호 회장과 희망브리지 신훈 사무총장을 비롯한 양 기관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김종호 회장(왼쪽)과 희망브리지 신훈 사무총장.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공.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김종호 회장(왼쪽)과 희망브리지 신훈 사무총장.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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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부는 단순한 성금 전달을 넘어 협회의 공식 일정을 과감히 내려놓고 실천한 결과다. 협회는 23일 예정돼 있던 제14대 회장 취임식을 전격 취소하고, 해당 예산 전액을 포함해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모은 성금을 모두 기부했다. 협회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진행한 '산불 피해 성금 모금 캠페인'을 통해 기부금을 조성했다. 이재민 긴급 구호와 피해 지역 복구에 사용될 예정이다.


김종호 회장은 "국가적 재난 앞에서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것이 회장 취임식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전문가 단체로서 공익적 역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희망브리지 신훈 사무총장도 "어려운 시기에도 나눔을 실천한 협회 회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정성이 피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기부는 특히 공인중개사 업계가 유례없는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신규 개업 공인중개사는 1796명으로, 2000년 이후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폐업 공인중개사는 1804명으로 신규 개업을 넘어섰다. 경기 둔화에 따른 거래량 급감, 권리금 회수 난항 등이 겹치며 현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는 중개업소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녹록지 않은 업계 사정 속에서도 사회적 연대를 실천한 셈이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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