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캐피털·얼라인…스틱 노리는 행동주의 펀드

미리캐피털, 스틱 지분 11%대로 확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도 가세

국내 사모펀드(PEF) 운영사 스틱인베스트먼트에 행동주의 펀드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미리캐피털이 지분을 추가 확보한 데 이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도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리캐피털은 스틱인베 주식 54만 3850주를 장내 매입해 지분율을 기존 10.24%에서 11.54%로 끌어올렸다. 미리캐피털은 현재 스틱인베의 2대 주주다.

스틱인베스트먼트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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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가 매입을 통해 미리캐피털은 최대주주인 도용환 스틱인베 회장과의 격차를 좁혔다. 도 회장의 스틱인베 지분은 현재 13.46%에 불과하다. 가족과 회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도 19.45%에 그친다.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도 스틱인베 지분 확보에 나섰다. 얼라인은 지난달 28일 스틱인베 주식 276만9478주를 신규 취득하며 지분 6.64%를 확보했다.


얼라인은 최소 1년 전부터 스틱인베 주식을 매입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얼라인 측은 스틱인베가 해외에 상장된 PEF 운용사와 비교해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두 회사는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명시하고 있다. 지분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 3단계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의결권, 신주인수권 등 기본적인 권리 이상의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하는 투자 형태를 의미한다.

미리캐피털과 얼라인은 당장 스틱인베를 상대로 공격적인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얼라인의 경우 지난달 열린 스틱인베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견을 전달하며 조용한 소통을 이어갔다.


하지만 스틱인베 입장에서는 큰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미리캐피털과 얼라인의 지분을 합하면 18.18%에 달한다. 앞서 두 회사는 코스닥 상장기업 가비아에 투자하기도 했다.


1957년생인 도 회장이 은퇴를 앞둔 점도 부담이다. 도 회장이 지분을 2세에게 승계하거나 파트너에게 배분하는 과정에서 지분이 쪼개지면 지배력은 더욱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얼라인이 가세한 것을 시장은 눈여겨보고 있다. 얼라인은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공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코웨이에 집중투표제 도입 주주제안에 나서며 공세를 펼친 바 있다. 2022년엔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일부 매입한 후 SM엔터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주요 원인이 특정 개인 기업과의 불공정 계약이라고 지적하며 경영권 분쟁을 촉발하기도 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상장된 PEF 운용사는 스틱인베가 유일한데, 운용자산 규모가 7조원이 웃돌아 주가 상승 동력을 갖췄다고 미리캐피털과 얼라인은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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