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회장 "기업 군살 빼야…경영진 통제권 필수"

국내 출시 신간 '부의 완성'서 인터뷰
동북아 '인구 고령화' 주목…中시장 가능성↑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투자의 성배'는 가치창출이고, 이를 위해선 기업의 비용을 절감하고 매출을 성장시켜야 합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지난 10일 국내에 출간된 '투자의 성배(국내판 제목 '부의 완성')'를 통해 이 같은 투자관을 설파했다. 저자인 미국 심리학자 토니 로빈스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투자관과 향후 주목하는 분야 등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김 회장은 2005년 MBK 창업 이후 좀처럼 대외 노출을 꺼려 '은둔의 경영인'으로 불린다. 연례 투자 서한을 제외하고는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드문 편이다.

김 회장은 MBK 같은 바이아웃(기업 경영권 인수 후 매각) PEF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가치 창출이라고 봤다. 이를 위해 주로 활용하는 도구로는 비용 절감을 꼽았다. 그는 "많은 회사에는 군살이 있고, 나는 임금 삭감이라는 방법을 과거에 썼다"며 "한국에서는 해고가 금지됐고, 일본에서는 인력 감축을 하면 경영을 제대로 못 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MBK가 주 활동 무대로 삼는 동북아시아권에서는 문화적 금기와 일부 법적 제한이 있기 때문에 물품 조달 개선, 지원 부서 통합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이와 함께 기업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통제권을 가치 창출의 필수 요소로 꼽았다. 그는 "해당 분야 최고 CEO를 고용할 수 있는 유연성과 CEO가 잘못하면 교체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며 "CEO와 최고경영진 및 이사회를 통제해 사업계획과 배당정책, 자본지출 정책, 자본 조달, 인수합병에 대한 통제권을 가져야 진정한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MBK가 주목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은 '인구 고령화'라고 언급했다. 중국과 일본, 한국 등 북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규모는 커지는 가운데 고령 인구 비중이 늘어나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국가는 일본이고 2위는 한국이며, 중국도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며 "세 국가의 상당한 경제 규모와 인구 고령화를 고려해 우리는 레저와 엔터테인먼트에서 헬스케어, 특히 노인 건강관리로 사업 영역을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MBK는 일본 최대 노인 요양 프랜차이즈 기업인 히토와홀딩스를 약 82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국내에서는 세계 최대 치과 임플란트 공급사인 오스템임플란트도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은 특히 중국에서 기회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제가 다소 주춤하더라도 여전히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중국은 공산주의 정체 체제와 미국의 자유시장 체제를 결합하는 실험을 20년 동안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며 "중국이 한 발짝 물러나는 등 그 궤도가 직선이 아니라고 해도, 다시 성공의 길로 돌아가리라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 자유화의 문은 한 번 열면 닫을 수 없고, 결국 경제가 정치보다 우선할 것"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지도부는 경제 번영과 금융 자유화를 위한 시도를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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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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