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全 출연기관 조직진단 나선다

16개 출연기관 대상 경영 재진단 작업 착수
일부 심층진단 추진… 조직 및 기능 개편 예고
성과 부진 및 조직 비효율 운영은 수술 대상

서울시가 전체 출연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진단에 나선다. 기관별 조직 및 인력 운영실태를 살펴 효율성이 떨어지는 곳은 개편을 단행하겠다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약자동행'과 같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핵심 기조가 조직 운영에 제대로 반영됐는지도 살핀다.


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산하 출연기관을 대상으로 한 경영 재진단 작업에 착수했다. 주 점검 대상은 이들 기관이 민선 8기 동안 추진한 정책들이다. 각 기관이 내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소관 사업들을 방향성에 맞춰 추진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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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 정책 변화나 인구 변화로 기능 재정비가 필요한 곳은 심층 진단에 나서기로 했다. 결과에 따라 조직·기능 개편이 이뤄질 예정인데, '약자와의 동행'이나 '글로벌 AI(인공지능) 중심지 도약' 등 시 핵심 정책과 연계된 기관 및 조직에 대해서는 대규모 증원이 이뤄질 수도 있다.

성과가 지속적으로 부진하고 조직의 비효율적 운영이 확인된 곳은 수술에 나선다. 업무 폐지나 신설 등의 이슈로 전반적인 조직개편이 요구되거나 시 정책 변화에 따라 중요성이 낮아진 조직이 대상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과거 사업이 폐지됐으나, 정원에 반영하지 않고 운영 중인 조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정 핵심사업에 대한 서울시와 기관, 기관 간 중복업무도 개편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는 타 기관 대비 인력이 과다하게 지원됐거나 직원들의 초과근무 시간이 과도하게 발생한 경우도 확인하기로 했다. 이번 조직진단을 통해 서울시와 출연기관의 중장기 정책 추진을 위한 세부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기능 개편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은 물론 기관의 미션이나 비전 등 기존 가치체계의 재정립도 이뤄낸다.


그동안 서울시는 민선 8기 들어 출연기관 운영 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작업을 추진했다. 2022년부터는 기능이 비슷하거나 중복된 곳을 중심으로 출연기관 통폐합을 끌어냈다. 서울연구원과 서울기술연구원, 서울의료원과 공공보건의료재단, 50플러스재단과 평생교육진흥원 등을 통폐합 검토 기관으로 지목하고 관련 절차에 나섰다.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관 간 서로 다른 인사·보수·복리후생 규정 등으로 인해 경영진과 노조 간, 기관과 기관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기술연구원이 서울연구원에, 공공보건의료재단이 서울의료원에 각각 흡수되며 첫 구조조정이 이뤄졌지만 통폐합에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오 시장 취임 전 10년간 10여개 기관이 새로 생겨 관련 출연금과 인원이 크게 늘어난 이유다.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은 자구노력 끝에 평생교육진흥원과의 통폐합 위기를 벗어난 경우다.


올해는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예산 감액 지침을 마련해 이행 중이다. 각 기관에 건전재정과 경영 효율화를 골자로 한 '2025년도 서울시 출자·출연기관 예산편성기준'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저성과, 관행적 사업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하라'는 지침이 담겼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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