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공간 앞. 그룹 엔시티 위시(NCT WISH)의 언론 인터뷰가 진행되자, 현장에는 수십 명의 팬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었다. 팬들은 간이 의자에 앉아 인터뷰가 끝나기를 묵묵히 기다리며, 조용한 응원을 이어갔다. 어디를 가든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아이돌 그룹다운 면모가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엔시티 위시는 대형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2월 선보인 6인조 보이 그룹이다. 대표 지식재산(IP)인 엔시티(NCT)의 파생 유닛이다. 일본 멤버 4인(유우시, 리쿠, 사쿠야, 료)과 한국 멤버 2인(시온, 재희)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들은 데뷔 싱글 '위시(WISH)'와 두 번째 싱글 '송 버드(Song bird)', 미니 1집 '스테디(Steady)' 등 세 장의 앨범으로 총 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각종 신인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는 일본 6개 도시 12회 공연을 포함해 서울과 마카오 공연까지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숱한 땀방울이 글로벌 팬층을 일구어냈다. SM 연습실의 불을 가장 마지막으로 끄고 나가는 이들이 바로 엔시티 위시였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본 선배 가수 NCT 도영과 샤이니 민호는 "밥 한번 사주겠다"며 먼저 연락처를 건네 응원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데뷔 1주년을 맞은 이들은 더욱 단단해진 각오를 드러냈다. 재희는 "책임감 있게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우리만의 색이 담긴 좋은 음악으로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계절이 다섯 번 바뀌는 동안, 이들은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 시온은 "처음엔 연습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 바로 데뷔하다 보니 친해질 시간이 부족했지만,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빠르게 가까워졌고, 이제는 서로 의지가 되는 존재가 됐다"며 "요즘은 장난도 자주 친다"고 전했다.
엔시티 위시는 마치 다이어리에 파스텔과 네온 색연필로 그려놓은 듯 청량하고 맑은 팀이다. 이들의 특유의 분위기는 14일 발매된 신곡 '팝팝(poppop)'에서도 한층 뚜렷하게 드러난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세상이 '톡'하고 터지는 듯한 감정을 생동감 있게 담아낸 곡이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지난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는 60여개 매체가 몰려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팬 이벤트와 4일부터 6일까지 열린 마카오 공연(엔시티 위시 아시아 투어 로그 인 마카오)도 큰 호응을 얻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료는 "중국에서 처음 열린 기자회견이라 많이 떨렸다"며 "시즈니(팬덤 이름)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멤버들 모두 중화권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유우시는 "마카오 팬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덕분에 편하게 공연할 수 있었다"고 말했고, 시온은 "생각보다 훨씬 따뜻한 반응에 놀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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