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하는 양상을 보이며 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11일 국내 증시는 현 지수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14.79포인트(2.5%) 하락한 3만9593.6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88.85포인트(3.46%) 빠진 5268.0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37.66포인트(4.31%) 급락한 1만6387.31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이들 지수가 기록적 폭등을 기록한 지 하루 만에 급락 전환한 것이다.
대형 기술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테슬라는 7.27%가 빠졌고, 애플과 엔비디아도 각각 4.24%, 5.91% 하락했다. 알파벳(-3.5%)과 마이크로소프트(-2.3%) 주가도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율이 상향 조정된 데 따른 시장 불안감이 이 같은 하락세를 야기했다. 이날 미국 행정부는 중국에 부과한 추가 관세율이 총 145%라고 밝혔다. 앞서 밝힌 125%에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단속 문제로 중국에 부과한 20%를 더한 값이다. 관세 전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
물가 안정 신호에도 증시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이날 오전 발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하며 시장 기대치(2.5%)를 하회했다. 2021년 2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관세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로, 다음 달 이후 다시 물가가 빠르게 뛸 수 있다는 전망에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한국 증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와 MSCI 신흥지수 ETF는 각각 2.74%, 1.72%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7.97% 급락해 관련한 국내 증시 투자심리도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저점을 낮추는 급락보다는 현 지수대에서 매물을 소화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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