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80-합合' 특별전 3부작의 첫 전시인 '김가진 :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를 6월2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한제국의 대신(大臣)으로, 한일강제병합 후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망명해 독립전쟁에 투신한 김가진(1846~1922)의 정치·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김가진(1846~1922)의 시문(詩文)과 글씨, 사진, 그림을 중심으로 충절가문, 독립전쟁에 투신한 동시대와 후대 인물들의 작품 120여점을 함께 소개한다.
일본화가 덴카이가 유화로 그린 '김가진 초상화'(1905)에는 대한제국의 당당함 속에 깊게 드리운 망국(亡國) 근심이 드러난다. 초상화 속 김가진이 입은 대한제국 칙임관 2등 대례복은 활짝 핀 무궁화 4송이, 흰색 장식털이 수놓아진 대례모, 각종 훈장으로 위엄을 드러낸다. 다만 초상화에 김가진이 스스로 지은 시에는 조국이 직면한 암울한 상황에 대한 근심이 엿보인다.
한글과 한자로 쓴 '독립문(獨立門)' 현판도 공개됐다 청(淸)나라로부터 자주독립을 대내외에 표방한 상징으로 독립문 완공 후 김가진이 쓴 것으로 알려진다. '을사5적' 이완용이 썼다는 설이 전해지지만,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서체와 구조미학에서 김가진의 박달나무 방망이같이 단단하고 둥글둥글한 필획이 느껴진다. 이완용 필체의 가로획과는 정반대의 획질을 보인다"며 독립문 현판 글쓴이를 김가진으로 지목했다. 김가진의 증손녀 김선현 동농문화재단 이사장은 "어릴 적 독립문 휘호 탁본 작품을 집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이사 과정에서 유실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1919년 11월28일 벌어진 '제2차 독립 만세 운동' 당시 발표한 '대동단결선언' 독립선언서도 공개됐다. 3·1운동 직후에 조직된 비밀 독립운동 단체인 대동단의 총재를 맡았던 김가진이 선언문 기초를 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가진이 일제 감시를 피해 1919년10월 대한민국임시정부로 망명한 직후인 11월28일 33인의 민족 대표 이름으로 작성됐다.
이번 전시는 김가진이 조선부터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임시정부를 거쳐 청(淸)과 일(日)로부터 독립을 어떻게 쟁취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동국 관장은 "청과 일본으로부터의 광복을 이뤄낸 우리에게 통일이라고 하는 완전한 광복이란 미션이 남아있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7월17일부터는 2부 '여운형 : 남북통일의 길', 11월27일부터는 '오세창 : 문화보국'으로 전시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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