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하락→반등' 관세 불확실성에 오락가락…국채 금리 급등

中, 美 수입품 관세 34%→80%로 상향
EU도 15일부터 美 제품에 25% 관세
관세 불안·저점 매수 속 시장 변동성 확대
이례적 美 국채 가격 하락…中 매도 관측도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상호관세가 전면 발효된 9일(현지시간) 상승세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상호관세 폭탄에 보복 대응을 시사, 글로벌 무역 전쟁에 대한 불안감으로 하락 출발했던 증시는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서며 반등하고 있다.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세계 최고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는 장기물 중심으로 매도세가 짙어지며 금리가 뛰고 있다. 중국이 대미 보복 조치로 미 국채를 대량 매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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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주식 시장에서 오전 10시20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포인트(0.2%) 상승한 3만7721.59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3.87포인트(0.48%) 오른 5006.6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8.8포인트(1.43%) 뛴 1만5486.71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 애플은 3.03% 오르는 중이다. 테슬라는 3.92%, 엔비디아는 3.41% 강세다.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는 각각 0.99%, 0.81% 내리고 있다.


중국은 이날 미국산 모든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34%에서 84%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날 자정부터 상호관세를 발효하고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종전 34%에서 50%포인트 더 얹어 84%로 올리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대미 보복 조치로 미국과 같은 수준인 34%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자, 재보복 차원에서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다시 매긴다고 경고했었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출범 후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는 누적 104%로 올라갔다.


EU도 오는 15일부터 미국산 주요 수입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지난달 12일 미국이 발효한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 25% 관세에 대한 대응책이자, 트럼프 2기 취임 후 관세폭격에 맞서 처음 시행하는 대미 보복 조치다. 캐나다는 미국의 자동차 25% 관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매긴다는 계획을 이날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무역 전쟁 확산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주요국의 관세, 보복관세, 재보복 등의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 또한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모든 것이 잘될 것이고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지고 더 나아질 것"이라며 "지금이 (주식을) 매수하기에 아주 좋은 시기"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관세 강경론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대신, 월가 출신으로 시장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해 온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을 협상 총괄로 기용한 것을 두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세계 최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 가격은 급락세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높을 때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인 국채를 사들이는데 이례적으로 주식과 국채 동반 매도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금리는 치솟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거래일 보다 11bp(1bp=0.01%포인트) 오른 4.37%,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bp 상승한 3.76%를 기록 중이다. 미 국채를 대량 보유한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격에 대응해 미 국채 매도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IG 마켓의 알렉상드르 바라데즈 최고 시장 분석가는 "무역 전쟁이 고조되는 단계에 진입했고 투자자들은 지금 당장 붙잡을 수 있는 게 없다"면서 "분명한 건 미 국채 시장도 투자자들에겐 더 이상 안전한 피난처가 아니며 오히려 주식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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