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가장 귀중한 자산 된 북한군"…달라진 모습에 외신도 깜짝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북한군, 러시아 파병 초기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전술"
"직접 전쟁에 참전하며 '번개와 같은 속도'로 현대전에 적응"

"그들이 피로 대가를 치른 경험은 헛되진 않을 것이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 싸웠던 한 우크라이나군 대위의 말이다. 북한군이 빠르게 현대전에 적응하며 러시아군에 큰 자산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 중인 북한군 모습을 지난 1월 공개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 중인 북한군 모습을 지난 1월 공개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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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됐던 초기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전술을 선보였으나, 직접 전쟁에 참전하며 '번개와 같은 속도'로 현대전에 적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과 싸웠던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등 장병들과의 인터뷰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달라진 북한군의 모습을 전했다.


북한군은 지난해 12월 전선에 파병된 초기만 해도 우크라이나군의 쉬운 표적이 됐다. 당시 북한군은 무인기나 장갑차 등의 지원도 없이 전장에 투입돼, 전술 이해도는 낮고 열정만 앞세운 모습이었다고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은 회상했다.


이때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의 포화 속에서 바로 옆의 동료가 쓰러져도 끊임없이 돌진하는 모습이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의 한 병사는 당시 북한군과의 전투에 대해 "마치 2차 세계대전의 한 장면 같았다"며 "그들은 그저 달리고 있었다. 그들은 돌진하며 한국어로 소리쳤고, 함성이 엄청났다"고 말했다.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에 포위됐던 북한군 병사 한 명은 "김정은 장군"을 외친 후 수류탄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군은 빠른 속도로 전장의 환경에 적응해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전투 초기 막대한 피해를 입고 1월 초 쿠르스크에서 철수했다가 한 달 후쯤 복귀하면서, 북한군은 러시아의 가장 귀중한 자산 중 하나가 됐다고 우크라이나군은 평가했다.


처음에는 드론을 그저 쳐보기만 하며 그것이 위협이 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듯했던 북한군은 빠른 시간에 드론을 피하거나 격추하는 기술을 익히고 있다. 이들은 한 병사를 미끼로 삼은 채, 다른 병사들이 드론을 향해 사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과의 통합작전 능력도 향상됐다. 특히 북한군의 뛰어난 체력과 인내력이 전장에서 시너지가 됐다. 우크라이나군의 한 특수요원은 북한군에 대해 "그들은 현대전을 겪었고 그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225연대 시리아이에우 대위는 북한군에 대해 "포화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진격하는 북한군을 보며 이들에게는 전장에서 매우 중요한 강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이들에겐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듯하다. 러시아군보다 더하다"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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