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잃은 코스닥, 외국인·기관도 '낙제점'

최근 1개월 외국인,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 수익률 비교
외국인, 레인보우로보·리가켐·필옵틱스 등 집중 매수
기관, 알테오젠·에코프로·실리콘투 '사자'

코스닥지수가 최근 한 달 동안 10% 이상 하락하면서 외국인과 국내 기관 투자가도 손실을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남아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1조2300억원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9510억원, 417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지수는 11.4% 내렸다.

시장 전반에서 주식 비중을 낮추는 외국인은 레인보우로보틱스, 리가켐바이오, 필옵틱스 등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2월까지 큰 폭으로 오른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최근 한 달 동안 32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 19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의 주당 순매수 평균 가격은 29만551원으로 현재 주가 24만2000원보다 비싸다. 평가 손실률은 16.7%에 달한다.


외국인은 또 코스닥시장에서 항체·약물 결합체(ADC) 기반의 신약 개발업체 리가켐바이오를 312억원어치 사들였다. ADC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에 고도의 치료효능을 가진 약물을 부착함으로써 기존 항암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하고자 개발한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이다. ADC 플랫폼 기술이전을 통해 도출한 후보물질에 대한 전임상 연구 결과를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 연구학회(AACR 2025)'에서 공개한다. 플랫폼 계약 가치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이나 리가켐바이오 주가는 지난 2월6일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뒤 2개월 내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외국인 평가 손실률은 6.2%다.


연초 유리기판 수혜 기대감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필옵틱스도 외국인 장바구니에 들어갔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하면서 외국인은 평가손실률 25.7%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ISC와 HPSP를 각각 236억원, 178억원 순매수했다.

에이비엘바이오를 사들인 외국인은 22.6% 평가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7일 총 4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 하락과 관계없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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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과 에코프로, 실리콘투 등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한 기관투자가 성적표도 낙제점이다. 778억원어치 사들인 알테오젠 평가 손실률은 8.4%다. 에코프로와 동진쎄미켐 평가 손실률은 각각 14.1%, 15.4%이다. 실리콘투와 파마리서치에 투자한 기관투자가 수익률은 지수 대비 선방했다.


문제는 코스닥 시장 반등이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은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정부 당시를 참고해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부각됐던 2018년 10월 사례를 참고하면 한 달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3%, 21% 하락했다"며 "주가 하락이 가장 가파른 구간은 충격 직후 1개월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이행 의지가 강할수록 주가는 약해진다"면서도 "주가가 하락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도 낮아져 관세 협상 여지가 커진다"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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