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OECD대비 자녀 유무 따른 세금격차 너무 작아"

OECD 평균, 유자녀 가구 실효세율
무자녀 가구보다 5%P 낮아

한국은 1.7%P밖에 되지 않아
선진국 대비 유자녀 세제혜택 매우 적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에서 자녀가 있는 가구의 실효세율이 자녀가 없는 가구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주요 국가에서 출산과 양육에 드는 비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세제 혜택을 지원한 결과다. 저출산이 사회적 해결 과제로 부상한 만큼 일부 국가에서는 양육 과정에 드는 비용에 과감하게 세 혜택을 주는 모습도 눈에 띈다. 프랑스에서는 성인 자녀에게 지급한 생활비에 대해서도 소득 공제를 해주고, 헝가리에서는 4명 이상 자녀를 양육한 여성에게는 아예 소득세를 면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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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대한민국 조세 보고서'에 따르면 OECD 38개국 중 26개국에서 무자녀 단독가구(평균임금 100% 수준에서 자녀가 없는 가구)와 비교해 두 자녀 홑벌이 가구(평균임금 100% 수준에서 자녀가 2명인 홑벌이 부부 가구)의 실효세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8개국 중 11개국에서는 무자녀 단독 가구와 비교해 두 자녀 홑벌이 가구의 실효세율이 절반 이하로 낮았다.


2023년 기준으로 OECD 평균 무자녀 단독가구의 총급여 대비 평균 소득세 실효세율은 15.4%지만 두 자녀 홑벌이 가구는 10.4%로 나타났다. 두 가구 간 소득세율의 차이는 5.0%포인트였다. 자녀가 있는 부부는 결혼·출산·양육에 대한 다양한 공제와 감면 혜택을 받아 자녀가 없는 가구보다 더 적은 세금을 내는 것이다.

G7 국가 중에서 가구 유형별 소득세 실효세율 격차가 가장 큰 국가는 독일이었다. 독일의 무자녀 단독가구 실효세율은 16.97%였고, 두 자녀 홑벌이 가구는 -0.18%로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가구는 소득세를 사실상 부담하지 않고 있다. 그다음으로 큰 격차가 나라는 미국이었다. 미국 무자녀 단독가구의 실효세율은 16.6%이지만 두 자녀 홑벌이 가구는 5.5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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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실효세율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자녀 단독가구 실효세율은 6.8%였지만 두 자녀 홑벌이 가구는 5.2%로 나타나 1.7%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예산정책처는 "한국의 경우 소득세 실효세율의 절대적인 수준이 영향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OECD 주요국들은 출산·양육에 있어 소득세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세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두 자녀 홑벌이 가구의 실효세율이 매우 낮은 독일의 경우 자녀 양육에 대한 비용에 대한 적극적인 세제 혜택을 적용한다. 자녀 생활에 필요한 최저생계비를 부양자의 소득세 과세에서 제외하기 위해 자녀소득공제를 시행하고, 자녀의 학교 교육을 위해 지출한 비용의 30%도 특별소득공제를 적용해준다. 자녀 돌봄에 든 비용 역시 지출 비용의 3분의 2까지 특별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국가별로 과감한 세제 혜택도 눈에 띈다. 헝가리는 2020년부터 4명 이상 자녀를 양육하고 있거나 평생 4명 이상 자녀를 낳고 키운 모든 여성에게는 소득세를 면제해준다. 30세 미만 산모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도 있다. 프랑스는 성인 자녀에게 지급한 생활비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학업 중인 자녀에 대한 교육비 세액공제도 적용한다. 일본의 경우 양육 특례 대상자가 자녀 양육을 위해 주거지 보수공사를 수행하고 그 주거지에 거주하는 경우 보수비용의 일부를 소득공제하는 제도를 2024년부터 신설해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출산 양육 관련 세제 지원을 주로 소득세를 중심으로 비과세, 소득공제, 세액공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출산과 보육수당에 대한 비과세, 부양 자녀에 대한 기본공제, 자녀를 위해 지출한 의료비 및 교육비에 대한 세액공제 등이 있다. 기업이 근로자에게 제공한 출산장려금에 대해 전액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선진국에 비해 유자녀 가구에 대한 세제 혜택이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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