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9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위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윤석열 정부 당시 탄핵소추안·특검법안을 민주당이 잇따라 발의하고, 최근 개헌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을 부각해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을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세력이야말로 헌정질서 파괴 주범이자 국가 내전 촉발시켜온 국정 위기 유발 집단이고, 우두머리가 바로 이재명 대표"라며 "다가오는 대선은 마땅히 이재명 세력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세력은 자신들이 헌정수호 세력이라고 우기고 있다. 좌파 세력이 늘 보여주는 언어 교란"이라며 국정 운영을 혼란케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3년간 이재명 세력이 한 일 돌아보라. 30번 탄핵안 발의했고, 특검법 33번 발의했다"며 "셀 수도 없는 온갖 기형적인 갑질 청문회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상목 부총리 탄핵청문회 추진, 2025년 예산 삭감 등을 언급한 후 "이 모든 게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재명 세력이야말로 헌정질서 파괴 주범이자 국가 내전 촉발해온 국정 위기 유발 집단이다. 그 우두머리가 바로 이 전 대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이같은 행보를 이 전 대표 방탄에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2개 사건 범죄 혐의자인 이 전 대표의 형 확정 이전에 국정 파탄으로 내몰아서 조기대선으로 국가 권력 차지하겠다는 정략적 음모 때문"이라며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은 헌재로부터 법적으로 심판 받았다. 이제는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을 차례"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를 향한 개헌론 압박도 강화했다. 권 원내대표는 "6·3 대선은 87년 체제 종식하고 제7공화국 시작점 돼야 한다. 그동안 의회와 정부는 연쇄 탄핵과 계엄과 같은 극단적 조치를 주고받았다"며 "제왕적 대통령 권력 분산하고 제왕적 의회의 권력남용도 제한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가 개헌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 대다수는 물론 국가원로, 국회의장, 국민의힘 심지어 민주당 대선후보까지도 개헌에 찬성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재명 세력만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 역사의 진보를 거부하는 수구적 행태"라고 공격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탄핵 소추했던 점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한 대행이 전날 취임 78일 된 도널드 미국 대통령과 전날 전화통화를 한 것을 언급하며 "이재명 세력의 한 대행 탄핵 때문에 멈춰 섰던 한미 정상외교가 이제야 재개된 것"이라며 "이재명 세력은 한미 정상외교를 훼방 놓고, 국익에 심대한 해악을 끼친 정략적 탄핵에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거듭 부각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오는 10일 이 대표에 대한 신속재판 의견서를 대법원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는 의견서에서 "1심과 2심의 결론이 서로 달라 대법원을 통해 조속히 법리를 정리해야 하고 법률상 2개월가량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며 "대법원의 판단 없이 대선이 벌어지면 '대선 후 재판이 멈추는지' 등의 문제로 사회적 혼란과 국론 분열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 이재명은 선거법 위반 외에도 일반 국민이 변호사 비용 때문에 엄두도 내기 어려운 방식으로 재판을 지연하고 있다"며 "이는 사법농간"이라고 했다.
한 대행이 전날 이완규 법제처장,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반발한 것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행정부 수반이지 입법부 하수인 아니다. 행정부 수반은 이재명 세력의 입맛에 맞는 권한만 행사하는 자리 아니다"며 "민주당 이재명 세력은 입법부 장악에 이어 조기 대선에서 행정부를 장악하고 헌재와 사법부까지 장악해서 제왕적 절대권력 휘두르는 독재정치의 흉계를 꿈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내란 방조 혐의를 받는 이 처장을 지명한 것이 적절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윤 전 대통령과 친소관계가 있다고 해서 헌법재판관 자격이 없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 마은혁 재판관을 비롯해 민주당과 가까운 우리법연구회 출신들이 헌법재판관을 하고 있지 않나"라며 "민주당의 고발로 (이 처장이) 입건된 것이지 인지(수사로 입건 된 것은) 아니잖나"라고 감쌌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민주당과 이 전 대표 견제에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 궐위 상황에서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은) 국정의 연속성과 헌정질서 유지를 위한 것이며 당연한 헌법적 책무 이행"이라며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행세를 한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지만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정작 대통령이 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은 바로 본인이 아닌가"라고 이 전 대표를 향해 공세를 펼쳤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이 처장 임명과 관련해 "현재 5개 사건의 피고인으로서 중요 재판을 계속 받고 있는 이 전 대표가 대선 후보로 나오는 게 적절하냐"며 "저는 절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두 달 뒤 열리는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굳이 지명을 했어야 하느냐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헌법에 의해 임기가 정해져 있는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는 법안 처리가 적절한가, 아니면 궐위가 돼 대통령의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게 적절한가"라며 "후자가 헌법과 법률에 맞는 행위"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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